"오늘 산 옷, 내일 받아볼래요"...의류업계도 '빠른배송' 전쟁

      2024.11.13 15:55   수정 : 2024.11.13 15:5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 김모씨(31)는 최근 동남아시아로 휴가를 다녀오면서 여름옷을 모두 지그재그에서 구매했다. 김씨는 "저렴하게 나온 '땡처리' 항공권으로 급하게 여행을 준비하려다 보니 여행지에서 입을 만한 여름 옷이 없었는데, 직진배송 상품은 다음 날 아침까지 받아볼 수 있어 신선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패션에서도 빠른 배송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주문하면 다음 날 받아보는 배송 서비스를 앞세운 플랫폼들이 각광받고 있다.

공산품이나 신선식품의 빠른 배송 경험이 보편화하면서 생긴 변화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가 지난 2021년 6월 도입한 '직진배송'이 전체 거래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늘고 있다.
올해 1~10월 직진배송 거래액 비중은 전년과 비교해 약 10%p 증가했고, 지난 2022년과 비교하면 20%p까지 확대됐다. 직진배송은 혁신적으로 배송기간을 앞당긴 서비스다. 수도권은 오후 2시 전 주문하면 당일 자정 전에, 밤 10시 전에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6시 전에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특히 직진배송은 출발이 아닌 도착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이용자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빠른 배송에 익숙해진 1030세대가 패션 카테고리에서도 빠른 배송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특히 나들이, 여행, 하객룩, 기온변화 등 옷이 급히 필요할 때 직진배송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고 배송 속도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 매우 높다"고 말했다.

주요 브랜드가 입점을 결정할 때도 '빠른 배송 서비스'가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됐다. 컨템포러리 여성 브랜드인 '오르(ORR)'는 지난 9월 컬리에 단독 입점했다. 지난 2017년 처음 나온 오르는 캐시미어 제품으로 유명세를 탄 브랜드다. 두터운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지만 온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통틀어 지난해 3월과 9월 각각 열흘이 채 안 되는 백화점 팝업스토어와 1년이 안 되는 기간 운영한 백화점 매장이 전부일 정도로 콧대 높은 브랜드로도 알려져 있다. 백화점 등 수많은 '입점 러브콜'에도 컬리를 택한 건 빠른배송 서비스인 '샛별배송' 때문이다. 주문한 다음 날 새벽 고객 집 앞에 오르 제품이 배송된다는 점을 신선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샛별배송은 당일 오후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 전에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컬리 관계자는 "실제로 '옷을 이렇게 빨리 받아볼 수 있어 좋다'는 고객 반응이 많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빠른 배송 서비스는 온라인 쇼핑 경험을 한층 더 극대화하는 플랫폼의 강력한 경쟁력 중 하나"라며 "빠른 배송에 대한 소비자 경험이 쌓일수록 빠른 배송 서비스 여부를 기준으로 플랫폼을 택하는 경우가 늘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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