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국방 지명, 근데 누구세요?…"앵커가 맡을 자리 아냐" 이력 논란

      2024.11.14 08:56   수정 : 2024.11.14 10:20기사원문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기 첫 국방장관에 폭스뉴스 진행자인 피트 헤그세스(44·예비군 소령)를 지명한 가운데 미(美) 국방부 내부를 비롯해 일부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 놀라움과 함께 당혹스러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력 등으로 미뤄봤을 때 그가 국방장관직에 적합하느냐는 의문이 피어오른 것이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은 전날(12일) 헤그세스가 트럼프 2기 초대 국방장관으로 지명된 데 대해 "국방부는 놀랐고 일부 유럽 동맹국들은 당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헤그세스를 지명하면서 "터프하고 똑똑하며 '미국 우선주의'의 진정한 신봉자"라고 호평했으나 군(軍)과 동맹국들 입장에선 물음표가 그려지는 인사로 평가된다.

통상 미 국방장관직에는 장성 출신으로 군 경험이 풍부한 60대 이상 인사들이 올랐다.
반면 헤그세스는 예비군 영관급(소령) 경력이 전부다.

거친 언행도 거론된다. 군 내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 프로그램 도입을 경멸하는 그는 흑인인 찰스 브라운 합동참모본부의장(합참의장)을 겨냥해 "그가 흑인이 아니었다면 그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겠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여군이 전투 보직을 맡는 데 대해서도 반대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한 미 국방부 고위 관리는 이런 헤그세스를 두고 "고위직에 오를 자격이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미 하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 의원(워싱턴)은 "이 자리는 TV 해설자가 맡을 수 있는 초급직이 아니다. 상원이 제 역할을 다하려면 이 지명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 CNN 방송의 뉴스 앵커인 동시에 수석 국가 안보 분석가를 맡고 있는 짐 슈쿠토는 이날 당파와 상관 없이 자신에게 전현직 군 고위 지휘관들이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한 사람은 '말도 안 된다'라고 했고 또 한 사람은 '끔찍한 악몽'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유럽 측 관리들은 '헤그세스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게 공통적 입장이라고 로이터는 밝혔다. 이에 따르면 한 유럽 국방부 고위 관리는 "그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다(Never heard of him before)"며 "그를 더 잘 이해하려면 만나봐야 한다"고 말했다.

헤그세스는 미군의 해외 주둔을 반대하는 등 비개입주의, 고립주의 성향이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와 맞물려 트럼프와 같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론자'이기도 하다.

그는 올해 초 자신의 저서에 나토와 관련 "시대에 뒤떨어지고 무기도 부족하고 침략당하고 무능하다"며 "왜 미국이 독선적이고 무능한 국가들에서, 구시대적이고 일방적인 방위 협정을 존중해달라고 요구하는 말을 들어야 하느냐"고 했다.

국방장관은 미 의회 상원의 인준을 받아야 임명되는데, 현재까지 공화당 상원의원들 사이에서는 헤그세스의 자격에 큰 우려가 없다고 보는 분위기다. 지난 5일 미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원선거를 통해 공화당은 민주당으로부터 상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한 상태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미시시피)는 헤그세스의 자격 논란과 관련 CNN에 "우려하지 않는다. 나는 (그와)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전망에 기쁘다"고 했다.


케빈 크레이머 상원의원(공화·노스다코타)은 헤그세스에 대해 "훌륭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고 테드 버드 상원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은 "놀라운 개인"이라고 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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