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첫 '제천 낙엽 수거· 퇴비 재활용 사업' 접는다…"돈 안돼"
2024.11.14 13:30
수정 : 2024.11.14 13:30기사원문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충북 제천시가 전국 최초로 도입한 '낙엽 수거 및 낙엽 퇴비 재활용' 사업을 내년 이후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시민이 모아 온 낙엽을 사들여 3년가량 숙성을 거쳐 '친환경 퇴비'를 만드는 사업인데, 민간 제품에 밀리고 수요도 생각보다 많지 않아서 내린 결정이다.
이런 이유로 지금 한창 숙성 단계인 낙엽을 '친환경 퇴비'로 생산하는 내년까지만 이 사업을 운영하고 그 이후부터 접기로 했다.
14일 제천시에 따르면 2013년 전국 최초로 낙엽 수매 사업을 벌이던 시는 2018년부터 친환경 퇴비를 만드는 '낙엽 수매 및 산림 부산물 이용 활성화 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사들인 낙엽을 3년가량 썩혀 톱밥과 EM을 섞어 만드는 친환경 퇴비는 시민이 일반 가정에서 쓸 수 있도록 4ℓ(2000원), 10ℓ(4800원), 20ℓ(9500원), 1톤(45만 원) 단위로 일반 시장에 내놓았다.
하지만 고른 품질의 퇴비를 생산하는데 여러 어려움이 따랐고, 무엇보다 민간의 농업용 퇴비보다 비싸 경쟁력에 밀려 사업성 악화가 이어지자 시는 원재료인 낙엽 수매 자체를 지난해 중단했다.
실제로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1톤짜리 51포대와 20ℓ짜리 6720포대 생산에 그쳤고, 10ℓ와 4ℓ짜리 포대는 수요가 없어 아예 만들지 않았다. 그나마 재고로 남은 낙엽 퇴비는 대부분 동네 '꽃길 가꾸기'에만 쓰였다.
시 관계자는 "20리터 1포대를 기준으로 민간 퇴비 제품보다 2000원에서 4000원 비싸다"며 "사업성 등 문제로 내년까지만 친환경 낙엽 퇴비를 생산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제천시는 산림조합과 협업해 시민들이 도로변 낙엽을 자루에 담아오면 1㎏당 300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낙엽을 사들여 친환경 퇴비를 만들어왔다. 산불 예방과 저소득층 일자리 창출의 공익적 측면이 더해져 수많은 자치단체가 벤치마킹하는 등 관심을 끌었다.
시는 이 사업을 벌여 그동안 2018년 302톤. 2019년 313톤, 2020년 190톤, 2021년 175톤, 2022년 207톤의 낙엽을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