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에 정부개혁 맡긴 트럼프 용인술 배울 만
2024.11.14 18:28
수정 : 2024.11.14 18:28기사원문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머스크는 집투(Zip2)와 페이팔을 창업하며 두각을 드러냈고, 지금은 우주탐사 민간기업 스페이스X와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이끌고 있다. 트럼프의 경쟁자였던 비벡 라마스와미와 공동으로 수장을 맡게 됐는데, 머스크가 사업을 겸업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정부효율부는 정부 외부 조직으로 자문기구와 유사한 기능을 할 것이라고 한다.
트럼프가 자신의 지지자이기는 하지만, 사업가를 정부의 핵심 리더로 기용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정부의 관료주의를 타파하는 데 민간기업의 신선한 혁신력을 활용한 것은 본받을 만하다. 트럼프는 연방 기관이 428개인데, 너무 많고 영역이 겹치는 곳도 많다는 의사를 피력해 왔다. 머스크는 이에 부응해 99개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테슬라를 세계적 기업으로 키운 사업적 능력도 있지만, 트위터(현 X)를 인수한 뒤 직원 80%가량을 감축하는 등 구조조정에서도 남다른 일면을 보여줬다. 머스크는 정부 기관들을 축소하고 트럼프가 지적한 연방정부의 낭비성 예산에도 메스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우리는 사정이 다르지만 트럼프의 공공조직 개혁 의지와 과감한 용인술에서 배울 만한 것들이 더 있다. 한국 역시 미국처럼 공직사회가 관료주의에 빠져 조직은 비대해졌고, 잘 따져보면 낭비되다시피 하는 예산도 규모가 작지 않을 것이다. 전임 문재인 정부는 도리어 공무원과 공공기관의 인력을 늘려 효율성을 떨어뜨렸다. 조직 정비를 내세우던 현 정부의 의지도 꺾여버린 듯하다.
복지부동의 관료사회와 비교하면 민간기업의 혁신 노력과 성과는 늘 앞서 간다. 우리 행정부의 리더 자리는 관료들이 대부분 꿰차고 있다. 아니면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치인들이 맡는 일이 잦은데, 청문회를 수월하게 통과하려는 목적도 있고 노고에 보답하는 낙하산 성격의 인사도 자주 있다. 그것도 아니면 이른바 정치화된 학자, 즉 '폴리페서'들이 자리를 얻기도 한다.
이런 인물들에게서 과단성 있는 정부 개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우리 정부의 인사에서도 트럼프식으로 외부에서 능력 있는 인사를 과감하게 수혈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업인이 요직에 기용된 전례는 손에 꼽기 어려울 정도로 드물다. 특히 기업인을 적대시하는 좌파 정부에서는 더욱 그랬다. 관료주의를 깨는 일을 관료에게 맡겨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조직 개혁 역할은 물론이고 특정 분야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처에도 혁신적인 외부 인물을 기용해 새바람을 불어넣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