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안 본격 심사…'0원' 이재명표 지역화폐 예산 부활할까
2024.11.15 05:30
수정 : 2024.11.15 05:30기사원문
15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전날 전체회의를 열어 2025년도 행안부 예산안을 상정했다.
최대 쟁점은 '이재명표' 정책으로 불리는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의 증액 여부다.
지역사랑상품권은 지자체가 발행해 그 지역 가맹점에서만 쓸 수 있는 유가증권으로 2017년부터 본격 도입됐다. 지역 주민이 지역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할 경우 할인, 캐시백, 포인트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상품권의 할인율은 지자체에 따라 7~10%로 행안부는 2020년부터 상품권 발행액의 4%를 국비로 지원하고 있다.
정부·여당과 야당의 입장이 갈리는 지점은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의 국고 투입 여부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지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역사랑상품권이 그 지역 소비를 늘리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돕는 효과가 있다며 국고를 투입해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펴왔다.
이 때문에 지역사랑상품권 확대는 이 대표의 대표적인 정책으로 분류됐고 민주당은 지난 9월 이 사업에 대한 국고 지원을 의무화한 '지역사랑상품권 이용 활성화법(지역화폐법)'을 당론으로 추진하기도 했다.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런 야당의 입장에 강력 반대 중이다.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이 지자체 고유 사무라 국고를 투입할 필요가 없고 사업 효과가 그 지역에 한정되는 한계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인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의 국비 지원액을 전액 삭감한 예산안을 짜서 국회에 제출해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에 편성한 예산은 본예산과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을 합쳐 2020년 3143억원, 2021년 4161억원, 2022년 2403원에서 지난해, 올해 0원으로 줄었다.
하지만 국회 심의 과정에서 여야 합의에 따라 지역사랑상품권 지원 예산이 일부 되살아나면서 지난해에는 3525억원, 올해에는 3000억원으로 최종 편성됐다.
올해 행안부가 짠 2025년도 예산안에서도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에 대한 국비 지원액은 다시 0원으로 편성돼있으나 국회 심의 과정에서 또다시 일부 증액될 것으로 점쳐진다.
아직 본격적인 예산안 증액, 감액 논의가 시작되진 않았으나 야당을 중심으로 지역사랑상품권 증액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이광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이 급증하고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2025년도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이 순감된 것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한다"며 "작년 국회에서 예산을 3000억원씩 세운 바가 있는데 이번에는 그때보다 훨씬 더 안 좋은 조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은 정치 논리와 정쟁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예산"이라며 1조원 증액을 요청했다.
행안부는 지역사랑상품권에 대한 국비 지원이 당초 2020~2022년까지만 진행되는 한시 사업이었고 사업기간 종료에 따라 2023년도 예산안부터는 국회에 예산을 요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지역사랑상품권은 당초 지자체에서 자체 재원을 투입해서 진행해야 하는 사업이나, 코로나19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한시적으로 국고로 지원했다는 게 행안부의 설명이다.
전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국회 행안위 전체회의에 참석해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그는 "(지역사랑상품권에) 국비를 지원하게 된 것은 최초에 제도 안착과 코로나19 위기 상황 극복을 위한 것이었다"며 "지금은 그러한 국비 지원의 필요성이 상당 부분 해소됐고, 국비 지원의 장점 못지않게 단점도 많기 때문에 상당히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역사랑상품권 사업에 국고를 투입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유지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증액 요구가 있으나 정부는 여전히 지역사랑상품권 예산을 0원으로 가져가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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