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서북구 대규모 정전 시민 불편…승강기 갇힘 등 잇따라
2024.11.15 10:17
수정 : 2024.11.15 10:17기사원문
(천안=뉴스1) 이시우 기자 = 충남 천안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해 시민들이 혼란을 겪었다.
지난 14일 오후 8시 11분께 천안 서북구 두정동·백석동·불당(1·2)동·신당동·쌍용(1·2·3)동과 동남구 신방동·용곡동·봉명동 등 11개 지역에 전기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된 지역으로 천안 전체 인구 69만여 명 중 23만여 명이 거주하는 곳이다.
가족끼리 모여 늦은 식사를 하거나 실내 활동이 많은 오후 시간, 갑작스러운 정전에 시민들은 당황했다.
A 씨(44·여·신방동)는 "가족끼리 먹을 간식을 준비하는 도중에 갑자기 불이 모두 나갔다"며 "어린 자녀들이 놀라 급히 달래고 밖을 내다보니 아파트 전체에 불이 꺼져 있었다"고 말했다.
정전으로 엘리베이터가 멈춰서면서 구조 신고도 잇따랐다. 천안 소방서 2곳에는 정전 이후 엘리베이터 갇힘 신고가 10여 건 접수됐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극장에서 영화 상영이 중단됐다'거나 '사우나에서 입구를 찾지 못했다'는 등 정전 상황을 공유하며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이 게시됐다.
이날 정전은 해당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는 불당변전소의 설비 이상으로 발생했다.
한전 관계자는 "설비 이상을 확인하고 1분 만에 전기 공급을 재개했다"고 말했다.
대부분 아파트는 5분 이내에 다시 불이 들어왔지만, 일부 아파트와 다세대 주택에서는 1시간 넘게 정전이 이어졌고, 급수시설 가동이 멈추면서 단수도 발생했다.
한전의 설명과 달리 전기 공급에 시차가 발생한 것은 개별 아파트 내 계전기의 재작동이 지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파트와 같은 다세대 가구에는 한전에서는 공급하는 전기를 받는 수전 시설이 존재한다. 이 시설에는 과전압이나 저전압 시 전력을 차단하는 계전기가 포함돼 있다. 정전으로 계전기가 차단될 경우 미리 정한 값에 따라 재가동되도록 설정돼 있다.
이때 계전기가 재가동 되지 않으면 외부에서 전기 공급이 이뤄져도 단지 내에서 차단돼 정전이 계속된다. 전기안전 관리자나 당직자 등이 상주해 대응하면 문제가 없지만 업무 숙련도가 낮을 경우 개가동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한전 관계자는 "정전이 발생하면 공동 시설 내 부족전압계전기(UVR) 작동이 중단돼 해당 시설에서 자체적으로 재가동 해야 한다"며 "전기 공급이 지연된 지역은 해당 시설 재가동이 늦어졌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사정을 알 수 없는 시민들은 1시간 넘게 어둠 속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B 씨(54·백석동)는 "밤 10시가 넘어서야 전기가 들어 왔다"며 "긴 시간 동안 정전이 발생한 이유나 언제 전기가 다시 들어오는지 아무런 설명이 없어 답답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정전으로 인한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한전이나 지자체가 대응 매뉴얼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