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尹, 역정내며 공천 얘기…사람별 구체적 개입"
2024.11.15 13:09
수정 : 2024.11.15 14:37기사원문
(서울=뉴스1) 송상현 박기현 기자 =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국민의힘 대표였던 자신에게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포항시장과 강서구청장 선거 등에서 특정인의 공천을 요청했다고 폭로했다.
이 의원은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현안 관련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날 한 매체 보도에 따르면 이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경상북도위원장이었던 김정재 의원이 김건희 여사의 뜻이라며 현 포항시장인 이강덕 예비후보를 컷오프하려고 하자 이를 확인하기 위해 김 여사와 만났다.
당시 경북도당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지방자치단체장을 상대로 경쟁력 조사를 돌렸는데 도 내에서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고 당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포항과 구미의 현직 지자체장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컷오프 대상이 됐다. 당시 당 대표였던 이 의원은 이런 방식을 납득하기 어려워 중앙당에서 공천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 의원은 "포항 지역에서 파다한 얘기가 다른 후보 공천해 줘야 하는 게 있기 때문에 현재 시장(이강덕)이 일 잘하고 인기 좋은 분이니까 객관적 지표로 잘라내기 위해서 이러는 것이 아니겠느냔 보고 올라왔다"며 "이걸 바로잡겠다 해서 중앙으로 끌어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때 윤 대통령은 이 의원에게 "대표님, 원래 공천이라는 것은 당협위원장의 의견을 들어서 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라며 문제를 제기했고 이 의원은 "아니오,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는 것이 이 의원의 주장이다.
김 여사와의 만남에 대해선 "결과를 보면 반응을 유추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컷오프됐던 이강덕 예비후보는 닷새 만인 2022년 4월 27일 다시 경선 기회를 얻었고, 5월 8일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이 의원은 당시 서울강서구청장 선거에서도 윤 대통령의 개입을 주장했다. 이 의원은 검찰 수사관 출신 김태우 전 구청장의 공천을 강서구 당협위원장 세 명이 모두 반대하자 윤 대통령에게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그 사람들은 맨날 안 되고 하는 사람들이다. 지면 민주당 돕는 일 아닙니까"라고 얘기했다고 이 의원은 설명했다.
당시 김 전 구청장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은 상황에서도 단수공천을 받아 당선됐으나, 지난해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되면서 직위를 상실했다. 김 전 구청장은 같은 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된 뒤 자신의 귀책 사유로 치러진 보궐선거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또 한 번 논란이 됐다.
이 의원은 "포항은 당협위원장·도당위원장 말 들어서 공천하라고 하고, 강서구는 '그 사람들 이상하니까 민주당 좋은 일 하면 안 된다'고 해서 김태우를 (공천)하라고 했다"며 "원칙이 아니라 되는대로 말하는구나, 사람을 보고 인(사람)별로 구체적으로 개입하는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이 공천개입은 물론 임기 초부터 당무 개입을 지속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시작부터 당무 개입을 계속했다"며 "한동훈 비대위원장을 누가 만들었나, 멀쩡한 김기현 자르고 윤 대통령이 만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준석은 누가 잘랐나. 안철수, 나경원 못 나오게 누가했나"라며 "당대표 신나게 자르는데 공천에 별일이 없겠나"고 따져 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