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보란 듯 '자유무역'에 힘준 尹-시진핑, 경제협력 '윈윈' 추구
2024.11.16 17:28
수정 : 2024.11.16 17:28기사원문
【리마(페루)=김학재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페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참석을 계기로 2년만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경제 분야에서 자유시장·자유무역 등에 기반해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가꿔 가자고 의견을 모았고,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서비스 투자 협상'을 조기에 매듭짓는데 공감했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전 한중 양국이 경제적 측면에서 우려되는 사안에 대한 조율로 경제 분야에서 윈윈을 추구하겠다는 방향을 한중 양국 정상은 재확인했다.
■한중FTA 서비스 투자 결실 공감
윤 대통령과 시 주석은 15일(현지시간) 리마 시내 한 호텔에서 정상회담을 통해 경제 분야에선 자유시장, 자유무역, 법치, 국제주의에 기반해 공동 믿음을 바탕으로 민생을 최우선시하는 양국 간 경제협력을 가꿔 가자고 했다고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현지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전했다.
특히 김 차장은 "한중 FTA 문제와 관련해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앞으로 가속화해서 조기에 그것이 결실을 거두기를 희망한다고 시 주석도 동의했다"면서 "우리 정상도 이 문제에 대해서 긍정적인 진전을 보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내년이 한중 FTA 발효 10주년을 맞이하는 만큼 한중 FTA 서비스 투자 협상이란 남은 과제를 조속히 마무리하자는 것이다.
김 차장은 "그것은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통해 한중 양국이 함께 발전을 도모하자는 뜻이 되겠다"면서 "한국과 중국의 경제협력이 양국 모두에게, 양국 국민에게 이익이 되도록 함께 만들어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비롯해 국제 정세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한중 양국의 고심도 이번 정상회담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보호무역을 외치면서 자유무역을 경계하는 트럼프 행정부를 의식한 듯, 한중 양국 정상은 자유무역의 필요성과 활성화에 모두 공감대를 가지고 있음을 알렸다. 이에 경제분야에 있어선 대외개방에 한중 양국간 교집합이 뚜렷함을 알리며 '한중FTA 서비스 투자 협상'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 예측가능 환경 속에 기업활동 해야"
윤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당부한 것 중 하나는 "중국에 진출한 우리 한국 기업들이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환경 속에서 기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잘 살펴달라"는 것이었다.
우리 기업들이 장기간 중국에 적지 않은 투자를 했고 현지 공장을 많이 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의 국내 규제, 기업 정책 변화에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로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을 비롯해 중국 측에선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 '자유시장', '개방된 시장', '국제주의'라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면서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이번 회담에서 한중 관계에 있어 서로 의도적으로 불편을 끼칠 만한 그런 행동과 생각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중국 측이 많이 드러냈다"면서 "회담 내내 시 주석의 표정이나 분위기도 내내 우호적이었기에 앞으로 한중 경제협력에서 서로가 웬만하면 윈윈이 되도록 협력의 방향을 같이 찾자는 분위기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국 측이 경제정책상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의 움직임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고위관계자는 "양국이 공감대를 이룬 것은 한중 관계와 한미 관계가 무조건 갈등과 충돌의 그런 방정식으로 이해할 게 아니라는 것"이라면서 "접점을 찾아가도록 한중 소통과 한미 소통을 긴밀하게 한다는게 우리 의사이고, 여기에 중국도 십분 이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