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에 새 삶을… 자존감 회복 돕고 일자리로 동기부여

      2024.11.17 19:00   수정 : 2024.11.17 19:00기사원문


노숙인에게 새 삶 찾아주는 '오세훈표 희망의 인문학' 수료율이 2년 연속 80%를 넘겼다. 2022년 10년 만에 부활한 '희망의 인문학'은 더 탄탄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해 노숙인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노숙인들이 자존감을 회복해 자립의지를 세워 새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돕는 '희망의 인문학'이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



■참여자 84% 수료…2년 연속 80%↑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5일 서울 중구 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24 희망의 인문학' 수료식에서 참여자 989명 중 84%인 827명이 과정을 마쳤다.

'희망의 인문학'은 노숙인 등 소외계층이 세상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고, 자기 성찰을 한 뒤 삶의 의지를 다지고, 자존감을 세울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시작한 사업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강력한 의지로 2008년 시작한 뒤 2012년까지 이어졌다. 오 시장이 2021년 보궐선거로 서울시에 재입성한 뒤 보건복지부의 노숙인 프로그램 지원사업이 지자체로 이양됨에 따라 2022년부터 다시 시작했다.

'희망의 인문학' 성과는 실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2008년에서 2012년까지 5년간 40%대에 머물렀던 수료율은 10년 만에 사업을 재개한 2022년 79%로 크게 올랐다. 2023, 2024년은 2년 연속 80%대를 기록했다.

이전엔 '소수 시설 중심' 운영 방식이었지만 새롭게 사업을 시작하며 기본과정(시설 중심)과 심화과정(대학 등)으로 나눠 운영한 게 실제 성과로 이어졌다. 각 과정별로 초기 노숙인부터 만성 노숙인까지, 노숙 기간에 따라 목적과 교육 내용을 세분화해 맞춤형으로 진행했다.

작년엔 기존 철학·문학·역사 등 강의 위주였던 커리큘럼을 예술·심리·경제·동아리·자격 등 과정까지 확대해 폭넓은 분야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수료식과 함께 프로그램 산출물 전시회를 열고, 우수 수료자에겐 보조강사 참여나 공공일자리 같은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자립을 위한 동기 부여를 강화한 게 수료율 증가로 이어졌다.

올해는 인문학 강의는 물론 참여자 자립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자격증 취득, 취업 연계 등 체계적인 사후관리까지 더했다. 그 결과 8년간 사업 참여자 수는 1만2600명에 이르고, 수료자 수는 6300명이 넘었다.

■오 "좌절 겪는 분들께 희망 주고파"

'희망의 인문학'은 '약자와의 동행'을 시정 철학으로 내세우는 오 시장이 특별히 애정을 갖고 있는 사업으로 알려졌다. 말 못할 사연으로 노숙생활을 하게 된 이들이 자존감을 회복해 새로운 인생을 설계해 사회의 원동력이 되도록 하자는 취지다.

지난 15일 '2024 희망의 인문학' 수료식에도 직접 참석해 수료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수개월의 교육 과정을 마친 이들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오 시장은 "사람에게 목표, 희망, 꿈이 사라지면 죽음을 향해 가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희망의 인문학'을 통해 여러분이 새롭고 밝은 미래를 설계했다면 새 생명을 얻은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며 "이 과정을 통해 바뀐 모습을 말씀하시는 걸 보면서 아무리 정책적인 투자를 해도 아깝지 않다는 의미를 되새기게 됐다"고 말했다.

10년 만에 부활한 '희망의 인문학'을 통해 수료생들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낀다는 소감도 전했다.


오 시장은 "자격증 취득, 진학 및 창업 준비 등을 하시는 분들이 계신 것 같은데 하루하루 의식주에 매몰됐던 삶에서 어떤 의미를 찾는 다른 목표를 설정하는 인생으로 변화한 것 같아서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했다"며 "완전히 희망을 잃었던 분이 이 과정을 통해 새롭게 변화를 모색해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면 그것으로 충분한 보람을 느끼며,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희망의 인문학' 프로그램을 지속하겠다는 강한 의지도 보였다.
오 시장은 "여러분과 같은 비슷한 좌절의 시기를 겪고 있는 분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드리고 싶다"며 "자립의 의지를 불태우신다면 서울시는 얼마든지 도움을 드려서 좋은 사례들을 많이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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