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갑질' PF 수수료 체계 손본다..'용역수행 대가'로 한정
2024.11.18 14:00
수정 : 2024.11.18 14: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현재 32개에 달하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수료 항목이 11개로 통합·단순화된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세훈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권·건설업계와 간담회를 개최해 이같은 내용의 '부동산PF 수수료 제도개선 방향'을 설명하고 업계 의견을 청취했다.
이번 제도개선은 금융사들이 PF 만기 연장 등을 빌미로 건설사에 불합리한 수수료를 요구하는 등 ‘갑질’을 한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조치다. 일부 금융사는 PF 수수료와 이자를 합쳐 법정 최고금리(연 20%) 이상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 자문·주선 등의 수수료를 책정할 때 대출 위험 부담에 따른 대가를 합산하면서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번 제도개선은 PF 수수료 부과 대상을 용역 대가로 한정하는 등 부과 체계를 정비함으로써 수수료의 공정성·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제도개선 방향은 △수수료 부과대상을 용역 수행 대가로 제한 △유형별 표준 분류를 통해 수수료 체계 정비 △수수료 정보 제공 확대 △금융회사 자율통제 기능 확충 등으로 크게 4가지다.
먼저 PF 금융에 수반되는 용역·서비스 대가에 한해 수수료를 부과하고, 별도 용역 제공이 없는 수수료는 폐지하는 하기로 했다. 주선·자문수수료처럼 만기연장시 용역 제공 없이 반복 수취하는 수수료는 부과를 제한하기로 했다.
수수료 성격 외의 비용은 해당 명목으로 부과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PF 수수료에 부과됐던 신용위험 가산금리는 대출금리(이자)에 반영하도록 하고 이익공유 부분은 개발사업 에쿼티 참여 등 정상적인 방법으로 공유하도록 한다.
수수료를 유형별로 표준화하는 등 부과 체계도 정비한다.
수수료 관련 신뢰도 및 비교가능성 제고를 위해 수수료의 정의와 범위를 표준화하여 현재 32개에 달하는 수수료 항목을 11개로 통합·단순화한다.
예를 들어 약정변경·책준연장·약정수수료 등은 약정변경수수료로, 사업성검토·자문수수료는 자문수수료로 정리하는 식이다.
차주에게 수수료 관련 정보제공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PF 용역수행 내역 등에 대한 사전·사후적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금융회사의 용역 이력관리 체계화를 유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PF 용역계약 체결시 차주에게 용역수행 계획을 제공하고, 용역기간 중에는 실제 용역수행내역 및 세부진행상황 내부 이력을 금융회사 내부 전산에 관리하도록 하며 용역 완료시 차주에게 용역 결과보고서를 제공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PF 수수료 관련 금융회사 자율통제 기능 강화한다. 금융회사가 준수해야 할 기본 내부통제 원칙을 담은 모범규준을 업권별로 제정·운영하고 필요할 경우 금감원이 이행상황 점검하기로 했다.
모범규준에는 꺾기 등 불공정 영업행위 방지 등을 위한 상시 점검 사항과 수수료 종류 및 정의 등 수수료 체계에 관한 사항, 이자제한 법 준수 등 수수료 적정성 검증 절차에 관한 사항 등을 담아야 한다.
이세훈 수석부원장은 "이번 제도개선으로 건설업계는 사업비의 중요 부분을 차지하는 금융비용의 예측 가능성이 높아져 PF사업의 원활한 진행에 도움이 되고, 금융권도 PF 수수료 부과와 관련한 내부통제 기능이 확충되어 법 위반이나 분쟁 소지 등 운영리스크가 경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제도개선 방안을 관련 업계 의견 수렴을 거쳐 다음달 최종 확정한 뒤 내년 1월 시행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이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