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들여 건물 지어 500억도 못벌었다

      2024.11.18 18:27   수정 : 2024.11.18 18:27기사원문
올해 3·4분기 주요 건설사의 주요 수익성 지표인 원가율이 대부분 90%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에 비해 건설사가 실제 투입한 비용이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로, 공사비 급등과 글로벌 불확실성에 따른 건설업계의 보릿고개가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건설 매출원가를 공개하지 않은 삼성물산을 제외한 상위 10개 건설사의 3분기 원가율 평균은 92.85%로 나타났다.



원가율은 매출액에서 매출원가가 차지하는 비율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건설업계가 공사비, 인건비 등 공사에 실제로 집행한 비용이 많았다는 의미다. 예컨대 1조원짜리 공사를 하는 데 원가만 9285억원이 투입된 셈이다.
실제로 지난 9월 전국 건설공사비지수는 130.45로 잠정 집계됐다. 이 지수는 건설공사에 투입되는 재료, 노무, 장비 등의 직접공사비의 가격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월간 기준으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이다. 건설업계는 적정 원가율을 80%대로 보고 있다.

특히 판매비와 관리비를 추가로 반영하면 건설사들이 1조원 공사로 500억원도 채 벌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3·4분기 주요 건설사 가운데 영업이익률이 5%를 넘는 곳은 전무하다. HDC현대산업개발(4.36%), DL이앤씨(4.34%) 정도가 체면치레를 했을 뿐 대부분이 2%대 영업이익률에 머물렀다. 특히 현대건설(1.38%), 현대엔지니어링(1.38%)은 1%대 영업이익률을 나타냈다.

올해 3·4분기 상위 건설사 가운데 원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현대엔지니어링(95.88%)으로 현대건설(95.78%)과 함께 95%가 넘는 원가율을 기록했다.
DL이앤씨만이 89.06%로 유일하게 90%를 밑돌았다. 상위 건설사 가운데 전년 동기 대비 원가율이 개선된 곳은 DL이앤씨(1.33%p), GS건설(1%p), 포스코이앤씨(0.99%p)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율은 건설업계의 수익성을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라면서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공사비가 크게 늘고 인건비 부담이 확대되는 등의 요인으로 3·4분기에도 원가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kim091@fnnews.com 김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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