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수심위 공개, 공익 차원서 필요"…채상병·김건희 수심위는?

대법원 전경./뉴스1 DB.

(서울=뉴스1) 정재민 기자 = 외부 전문가가 참여해 수사 기소 적법성을 심의하는 수사심의위원회(수심위)의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노경필 대법관)는 고소인 A 씨가 강원경찰청장을 대상으로 제기한 정보공개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심의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지난 14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원심판결에 위법 등 특정 사유가 없으면 계속 심리하지 않고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는 제도다.

앞서 A 씨는 지난 2022년 4월 강원경찰청장이 맡은 자신의 고소 사건에 대한 수사심의 결과서와 위원 명단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경찰 측은 "조사 결과서엔 경찰 수사심의위원회 심의 의견과 성명 등 개인에 관한 사항이 기재돼 있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비공개한다"며 "명단 또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 등 지장을 초래하고 개인정보로 공개될 경우 사생활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어 비공개한다"고 거부했다.

A 씨는 행정 소송에 나섰고 1, 2심은 A 씨 손을 일부 들어줬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수심위 명단이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 보호, 업무의 공정한 수행 등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경찰의 정보공개를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 또한 지난 6월 "수심위 명단에 위원들의 개인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하더라도 명단 공개는 국민의 알 권리 보장과 심의 절차 투명성, 공공성 및 정당성 확보라는 공익 차원에서 필요하다"며 "이는 외부 위원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명단이 공개되더라도 심의 과정에서 누가 어떤 발언을 했는지까지 구체적으로 파악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또한 원심 판단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하면서 향후 유사한 방식의 명단 공개 요청이 이어질지 주목된다.

앞서 해병대원 순직 사건을 수사한 경북경찰청은 수심위를 열고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없음 처분했지만 수심위 명단 공개를 놓고 논란이 일었다.

지난 7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선 야당이 윤희근 경찰청장에게 경북청 수심위 명단 공개를 요청했지만 윤 청장은 경찰청 예규를 근거로 공개 불가 입장을 밝혔다.

이에 야당 측에서 강원경찰청의 해당 판례를 반박 논거로 제시하자 윤 청장은 "제가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다"고 해명한 바 있다.

또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불기소 처분을 내린 검찰 수심위 또한 비공개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