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데임'에 배 농사 폭망…나주시 "실질 지원책 마련"
2024.11.19 16:40
수정 : 2024.11.19 16:40기사원문
[나주=뉴시스]이창우 기자 = 윤병태 전남 나주시장이 올여름 역대급 최장 폭염의 여파로 '일소(日燒·햇볕 데임) 피해'를 입은 배 농가 의견을 경청하고 실질적인 지원 방안 수립을 약속했다.
일소 피해란 섭씨 30도 이상 고온과 직사광선에 의해 과실 표면이 강한 햇볕에 그을려 검게 타들어 가는 증상이다. 과실이 썩고 심하면 열과(쪼개짐)·괴사로 이어진다.
19일 나주시에 따르면 전날 윤 시장은 일소 피해 배 농가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와 간담회를 하고 시 차원의 지원 대책과 중앙정부 건의 방안 등을 논의했다.
앞서 대책위는 농림축산식품부, 농업재해보험금융원에서 일소 피해를 자연재해로 인정해 줄 것과 이에 따른 적절한 보상, 전남도와 나주시의 특별 지원 대책 마련을 요청했다.
전국 최대의 배 주산지인 나주는 올해 최장 폭염에 따른 배 수확량 감소, 품질 저하로 농가의 경제적 손실이 크게 발생했다.
올해 초 배 생산량은 약 4만3000t으로 예상했으나 일소 피해 여파로 수확량이 3만6000t 감소한 것으로 잠정 조사됐다.
피해 규모는 농가당 평균 20~30%이지만 40%를 웃도는 극심한 피해를 본 농가들이 다수 포함돼 있어서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무엇보다 봉지를 씌워 재배하는 배 농사 특성 때문에 겨울의 문턱에 이른 현재까지도 농가들의 피해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수확→저온 저장→선별'로 이뤄지는 배 출하 과정에서 배를 싸고 있던 봉지를 벗기고 나서야 일소 피해가 드러나 상품 가치를 잃은 많은 양의 배가 폐기되고 있어서다.
윤병태 시장은 전날 농업인들과 만나 경영 애로사항을 경청하고 실질적인 지원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 시장은 "기후 변화와 자연재해 요인으로 인한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피해 농가들이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나주시는 일소 피해 농가에 대해 저품위과 시장 격리, 과수 수세 회복에 필요한 농자재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실질적 지원을 위해 '가공용 배 시장 격리 지원' 사업 예산을 기존 2억원에서 4억원으로 증액했다.
또 농가 수매 금액(20㎏ 컨테이너 기준)을 2000원에서 4000원으로 인상했다.
중앙정부에도 농업 현장과 동떨어진 '농업 재해 피해율 조사 방식 개선'과 '현실적인 피해 보상 기준' 마련을 지속해서 건의하고 있다.
특히 피해율 조사 방식은 매년 폭염·폭우 등 기후 변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 과수의 경우 농작물재해보험에 규정된 일소 피해 보장 시기가 '열매 솎기(적과)를 마친 후 수확 전'으로 명시돼 있고, 수확 후 저장 배에서 나타난 열과, 괴사 피해는 피해율 산정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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