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비 3.2조' 헛돈 쓸뻔한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설계 다시"

(감사원 제공)

(서울=뉴스1) 이기림 기자 = 국토교통부가 사업비 3조 2000억 원을 들여 추진 중인 '평택-오송 2복선화' 사업 효과가 상실될 우려가 있는 것으로 감사원 감사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19일 사회간접자본(SOC) Ⅳ-1 및 Ⅳ-2 철도 건설사업관리 실태 감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우선 국토부는 경부·호남 고속선이 공용하는 평택-오송 구간의 선로용량을 2배(190회→380회)로 늘리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오송역은 2010년 개통 때부터 열차가 승강장 진입 시 요구되는 과주여유거리(긴급 강제 정지를 위한 안전거리)가 부족하게 설계·시공돼 10개 선로 중 2개가 사용되지 않고 있다.

해당 문제 해결 없이 단순히 복선화를 통해 열차운행 횟수를 증가시킬 경우, 여전히 과주여유거리 부족으로 열차운행이 증가하지 못할 우려가 있다.

그러나 국토부는 이 사실조차 모른 채 오송역을 그대로 사용하는 사업계획을 수립했다. 철도공단은 2023년 2월 향후 오송역의 운행횟수 증가 시 정상적인 열차 운영이 불가하다며 오송역의 선로설계안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2023년 6월 실시설계 승인 및 계약을 체결했다.

감사원은 이번 감사에서 사업 시행 후 오송역에서 열차의 정상운행이 가능한지 점검한 결과, 오송역 과주여유거리 부족 문제 해소 없이는 열차 대기시간이 이전보다 길어져 오히려 열차운행횟수가 감축되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토부와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에게 주의요구하고,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해 배선설계 등을 다시하도록 통보했다.

또한 감사원은 철도공단이 '대전북연결선 건설공사' 입찰 시 과업범위 일부를 기본설계에서 누락한 A사를 해당 과업 이행 확약 조건으로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하고, 작성된 실시설계에 대해 심사·심의를 실시했다.

그러나 철도공단 측은 A사 부담의 이행확약 비용을 계약금액에 반영·증액하는 내용의 실시설계계약 체결하고, 업체가 제안한 공사 중 철도운행선로수(3선)보다 적은 2선으로 실시설계서를 작성했는데도 이를 부당 승인했다.

감사원은 국가철도공단 이사장 및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에게 실시설계 심사·심의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5명)에 대해 문책요구(2명) 및 통보(인사자료·3명)했다.

적격심의위원(3명)은 국가철도공단 기술자문위원 위촉대상에서 배제하고, 공사 중 운행선로 수에 대해 열차운행 횟수 감축 최소화 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이천-문경 철도건설공사와 관련해 철도공단 직원과 시공사, 감리업체 직원이 사문서를 위조·행사하는 등으로 계약된 방재특화설비를 설치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철도공단에 관련자에 대한 인사자료 통보 및 주의요구했고, 사업자 입찰참가자격 제한 등의 조치와 함께 손해액 환수 등의 조치 통보를 했다.

감사원은 설계변경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 4명에 대해서는 업무상배임 및 사문서 위조·행사죄로 지난 4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