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끌고' 배준호 '밀고'…세대교체 '착착'
2024.11.20 07:02
수정 : 2024.11.20 07:02기사원문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이 11월 치러진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중동 원정 2연전을 1승 1무로 마치며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더 다가섰다.
월드컵 예선 6경기 연속 무패(4승 2무·승점 14)를 달린 한국은 B조 선두를 이어갔다.
올해 초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우승 실패 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물러난 뒤 선임 논란 속에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홍명보 감독은 세대교체와 결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있다.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차세대 간판' 이강인(파리생제르멩), '월드클래스 수비수' 김민재(뮌헨) 등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멤버를 물려받았지만, 장기적으로 2년 뒤 열릴 북중미 월드컵에서 확실한 성과를 내기 위해서 세대교체는 필수였다.
대표팀 선임 논란으로 국회에 불려 가는 등 온갖 외풍에도 홍 감독의 묵묵히 '신구조화'를 추진했다.
첫 소집이었던 지난 9월 월드컵 예선 때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입단을 앞둔 2006년생 양민혁(강원)을 불렀다.
비록 실전에 투입하진 않았지만, 손흥민 등 대표팀 선배들과 호흡을 맞춘 건 고교생 양민혁에겐 큰 경험이 됐다.
또 2000년생 정호연(광주), 2002년생 엄지성(스완지시티), 이한범(미트윌란)과 황재원(대구), 2003년생 김준홍(전북), 2004년생 최우진(인천)도 소집됐다.
2001년생 이강인을 포함하면, 당시 2000년생은 26명 중 무려 8명에 달했다.
과거 벤투호 시절 이강인조차도 대표팀 문턱을 넘기 힘들었던 걸 고려하면, 홍 감독의 과감한 시도가 눈에 띈다.
10월 월드컵 예선 때도 '세대교체' 흐름은 계속됐다.
2000년생 김주성(서울)을 비롯해 2001년생 오현규(헹크), 권혁규(히버니언), 2003년생 배준호(스토크시티), 이한범, 김준홍 등 6명이 뽑혔다.
이중 오현규는 득점포를 가동하고, 배준호는 2경기 연속 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홍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이번 11월 월드컵 예선 중동 원정 2연전에서도 '신예'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배준호는 쿠웨이트전에서 손흥민 대신 투입돼 3-1을 만드는 쐐기골을 터트리며 대표팀에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쉽지 않은 경기로 교체 자원이 제한적이었던 팔레스타인과의 6차전(1-1 무)에서도 배준호는 신예 중 유일하게 기회를 부여받았다.
2002년생인 이태석은 2002 한일 월드컵 4강 주역인 이을용 프로축구 경남FC 감독의 아들로, 쿠웨이트전에 교체로 그라운드를 밟아 역대 세 번째 '부자(父子) 대표선수'의 기쁨을 맛봤다.
이태석의 등장은 어느 포지션보다 세대교체가 절실했던 왼쪽 측면 수비에 가뭄의 단비와도 같다.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하노버에서 뛰는 2003년생 이현주도 쿠웨이트전에 조커로 나와 짧은 시간에 기량을 발휘했다.
2000년생뿐만이 아니다. 조규성(미트윌란)의 부상 공백 속에 홍명보호 새 원톱으로 급부상한 1999년 오세훈과 붙박이 오른쪽 풀백으로 자리 잡은 설영우(즈베즈다)도 홍명보호 세대교체 주역으로 손꼽힌다.
월드컵 본선 티켓이 걸린 사실상 최종 예선에서 대표팀 경력이 부족한 선수를 투입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과거 파울루 벤투 감독이 새 얼굴 발굴에 인색했던 걸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하지만 홍 감독은 2년 뒤 본선 무대를 바라보며 새 얼굴들에 꾸준히 실점 경험 기회를 주며 '세대교체'의 밑거름을 꾸준히 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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