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이' 김윤혜 "혜랑·옥경은 소울메이트…정은채와 호흡 좋아"
2024.11.20 08:00
수정 : 2024.11.20 08:00기사원문
"혜랑에게 옥경은 존재 이유죠, 정은채 배우와 호흡 너무 좋았어요!"
(서울=뉴스1) 안은재 기자 = 배우 김윤혜가 '정년이'에서 정은채와 함께 호흡한 소감을 이야기했다.
지난 17일 tvN '정년이'(극본 최효비/연출 정지인)는 12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 분)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성장기를 그린 드라마다.
'정년이'는 정년이의 성장 서사와 김태리, 신예은, 정은채, 라미란, 김윤혜, 우다비 배우의 연기력과 '자명고' '춘향전' '바보와 공주' '쌉탕전설' 등 극 중에서 실제 국극 무대를 선보여 많은 화제를 모았다. 배우들이 직접 약 1~3년 동안 완벽한 국극 무대를 위해 연습한 결과 10~20분가량 공개된 국극은 호평을 끌어내며 여성 국극을 재조명하기도 했다.
배우 김윤혜는 올 하반기 화제성과 인기를 견인한 '정년이'에서 매란국극단에서 여자 주연을 도맡아 하는 서혜랑의 역을 맡았다. 서혜랑은 매란국극단에서 남자 주연 문옥경(정은채 분)의 상대역을 주로 하는 인물로, 옥경과 함께 매란국극단의 스타인 인물이다. 여자 주연에 대한 열망이 강한 그는 밑에서 올라오는 후배를 견제하며 돌이킬 수 없는 선택을 하기도 한다.
김윤혜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옥경과 혜랑의 관계를 어떻게 해석했나.
▶혜랑에게 옥경은 존재 이유 같은 사람이었다. 혜랑은 자신이 국극에서 필요 없는 존재라는 불안감을 느끼면서 옥경에게 집착했던 것 같다. 옥경이 왕자여야 혜랑이 공주일 수 있고, 그런 관계 속에서 자신이 살아남는다고 생각한 거다. 저에게 옥경은 소울메이트이자 버팀목 같은 존재였다. 그런 감정을 기반으로 연기했다.
-혜랑의 스타일링은 화려했는데 어떻게 신경 썼나.
▶혜랑을 1950년대 여배우 느낌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래서 얇은 갈매기 눈썹을 그렸고,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에 웨이브를 추가해 우아함을 더했다. 혜랑이 가진 화려함을 강조하려고 노력했다. 의상팀 중에서도 화려한 의상들을 완성도 높게 만들어주셔서 즐겁게 작업할 수 있었다.
-정은채와 호흡은 어땠나.
▶너무 좋았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배우이기도 하고, 정은채 배우의 작품을 팬으로서 늘 봐왔기 때문에 함께 연기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다. 이상하게도 처음부터 든든히 믿게 됐고, 감정 장면이 많은데도 서로 자연스럽게 의지하며 연기했다. 촬영장에서 함께 연습하고 대화를 많이 나누면서 더 가까워질 수 있었다. 실제로도 정은채 배우는 '왕자님' 같았고, 촬영 내내 즐겁게 수다도 떨며 재미있게 지냈다.
-'정년이' 촬영을 위해 배우들끼리 1년 동안 국극 연습을 했다고, 국극 연습 과정은 어땠나.
▶국극 연습은 무용과 소리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국극 연출님과 무용 선생님이 계셔서 동작을 자연스럽게 표현하고 소리와 맞추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 혜랑의 독무 장면처럼 중요한 장면들은 의상을 입고 춤을 추며 수정 작업을 거듭했다. 국극은 연극과 달리 자연스럽지만 확실한 표현이 필요했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도록 세심하게 준비했다.
-여성 국극의 매력은 무엇인가.
▶여성 국극은 정말 매력적인 예술이다. 소리, 연기, 무용으로 서사를 표현하며 이야기를 완성해 가는 종합 예술이라는 점이 흥미로웠다. 각 인물이 가진 서사와 애처로움, 한이 녹아 있는 게 매력적이었고, 요즘으로 따지면 뮤지컬과 비슷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무대 연기에 대해 어떤 점이 아쉬웠나.
▶연습할 때 무대에서 움직이며 연기했던 장면들이 드라마에서 완성된 무대를 보니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무대에서 더 과감하게 표현하고 싶었고, 조금 더 크게 움직였으면 좋았을 것 같다. 무대 연기의 매력에 푹 빠져서 기회가 된다면 다시 도전하고 싶다.
-혜랑과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나.
▶혜랑이 후배가 치고 올라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는 부분이 공감됐다. '내 자리를 누군가 차지할 수도 있다'라는 두려움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대사를 하면서도 제가 몰입되어 울컥했던 순간이 많았다. 그런 현실적인 마음이 혜랑을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보이게 했던 것 같다.
-드라마 결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나.
▶저는 열린 결말이 좋았다. 정년이가 왕자로 성장하고 사람들의 박수를 받으며 끝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고, 혜랑도 자신의 자리에서 그 장면을 지켜보며 내려오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각 캐릭터가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여운이 남아서 시청자들이 그 이후를 상상할 수 있게 했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촬영장은 정말 유쾌하고 즐거웠다. 미란 선배님이 워낙 유머러스하시고 현장의 분위기를 항상 밝게 만들어주셔서 다들 편안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춤도 추고, 소리 연습도 하면서 마치 고등학교 교실 같은 알콩달콩한 느낌이 들었다.
-이 작품에서 배운 점이나 성장한 부분은 무엇인가.
▶처음에는 무대 연기가 낯설고 어려웠지만 마지막 연기에서는 더 과감해지고 익숙해진 자신을 발견했다. 혜랑처럼 폭발적인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해야 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저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고, 동료 배우들과의 협업과 끈끈한 화합을 통해 큰 성장을 경험할 수 있었다.
<【N인터뷰】 ②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