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방부 "러시아 '핵 교리' 개정 놀랍지 않아…이미 신호 읽었다"
2024.11.20 08:19
수정 : 2024.11.20 10:58기사원문
사브리나 싱 미국 국방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의 핵 독트린 개정에 놀라지 않는다"라면서 "러시아는 지난 몇 주 동안 이를 개정한다는 신호를 보내왔고, 이는 우리가 이전에 보았던 것과 같이 똑같이 무책임한 수사(rhetoric)"라고 말했다.
앞서 이날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비(非)핵보유국이라도 핵보유국의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면 이를 공동 공격으로 간주해 핵무기로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게 한 '핵 억제 분야 국가 정책의 기초'를 승인하는 법령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최종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물론 미국으로도 동시에 핵 보복 공격을 가할 수 있다는 노골적인 위협으로 간주할 여지가 있다. 이 때문에 국제 사회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을 앞두고, 전쟁 발발 1000일이 지난 우크라이나 전쟁이 오히려 확전의 길을 걷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예상했던 수순이며, 전쟁을 확전하고 있는 쪽은 러시아라는 점을 거듭 지적하고 있다.
싱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확실하게 해둘 점은, 우리는 러시아와 전쟁 중에 있는 것이 아니며, 이 전쟁을 계속 확대하고 있는 당사자는 1만 1000명 이상의 북한 군인을 전장에 끌어들인 러시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싱 부대변은 우크라이나의 에이태큼스(ATACMS, 미 육군 전술 미사일 시스템)를 이용한 러시아 내 군사 목표물 공격 보도와 관련, 미국의 승인에 따른 것인지는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싱 부대변인은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에 대한 미사일 공격이 미국의 정책이 바뀐 것인지, 아니면 우크라이나가 미국의 정책을 어기고 공격을 감행한 것인가'라고 묻는 말에 "현재로서는 확인할 것이 없다'라고 말을 아꼈다.
이는 미국 백악관과 같은 대응 방식이다. 로이터통신 보도에 따르면 같은 날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도 러시아의 개정된 핵 교리 승인 발표에 대해 놀라지 않았다며 이에 대응해 핵 태세를 조정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전날 러시아 국방부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에 에이태큼스로 브랸스크주를 향해 6발을 발사했으며, 5발을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푸틴이 핵 교리 개정에 서명했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이번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미사일 공격에 앞선 지난 17일, 뉴욕타임스(NYT)는 17일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 영토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미사일 공격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부터 러시아 본토에 미국산 장거리 무기를 사용한 타격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 미국은 러시아가 이를 확전행위로 간주할 것이라고 보고 허용하지 않았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공개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다만 그의 측근 들은 미국이 미사일 공격을 승인했다는 보도에 대해 "제3차 대전을 시작하려는 것이냐"라며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이 2기 행정부 초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내정한 마이크 왈츠 하원 의원은 19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는 '확전 사다리'의 또 다른 단계이며, 어디로 갈지 아무도 모른다"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당선인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18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내 아버지가 평화를 이루고 생명을 구할 기회를 갖기 전에 군산복합체(바이든 행정부)가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것 같다"면서 "수조 달러로 틀어막아야 한다. 빌어먹을 멍청이들"이라고 맹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