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장벽 높이는데…기약없는 방산 FTA
2024.11.20 18:17
수정 : 2024.11.20 18:18기사원문
전문가들은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는 트럼프 행정부가 기존 협상 내용을 대폭 손보며, 협상이 내년 초를 넘어 내년 말에나 체결될 것으로 전망했다.
20일 파이낸셜뉴스가 방산업계와 전문가들을 취재한 결과 RDP-A는 내년 말 체결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국가안보실이 올해 2월 "RDP-A가 연내 체결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긴밀한 협력하에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며 RDP-A 협상체계가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상이 되지 않는다"며 "정부에서도 '올해는 안될 것 같다'는 뉘앙스가 흘러나오는 만큼 연기가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RDP-A가 체결되면 '미국산우선구매법(BAA)'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다. 미국 연방정부기관은 국내 소비를 목적으로 제품을 조달하는 경우 미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도록 BAA로 강제하고 있다. 미국산 제품은 '미국 내 제조'와 '미국산 구성품의 원가가 전체 원가의 60%를 초과하는 품목'을 의미한다. 현재는 원가의 60%가 미국산인 경우에 인정된다. 향후 2028년까지 65%, 2029년부터는 75%를 초과해야 미국산으로 인정돼 BAA 면제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또 RDP-A가 체결되면 적격국가로 지정돼 BAA에 따라 부과되는 외국산 제품에 대한 50% 가격 페널티도 받지 않는다. 현재는 한국산 제품 가격이 1억달러, 미국산 제품이 1억2000만달러라면 BAA는 미국산 제품에 가격우위를 부여한다. 한국산 제품이 더 저렴하지만 입찰 가격평가에서 한국산 제품은 1억5000만달러로 평가돼 미국산 제품에 밀리게 되는 구조다. RDP-A가 체결되면 가격경쟁력이 한층 강화됨을 의미한다.
안혁주 한국항공우주산업 미주수출팀장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 방산협력 현주소와 발전방향' 세미나에서 "BAA 현안을 해결하는 최적의 방안은 RDP-A를 체결하는 것인 만큼 한미 정부 간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해당 세미나 환영사에서 "한미의 안정된 공급망 구축 차원에서 RDP-A 체결을 적극 추진해 양국 방산협력 확대에 노력하겠다"고 밝힌 뒤 나온 발언이라 의미가 크다. 정부와 기업이 바라보는 RDP-A의 시급함과 절박함에 온도 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심순형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RDP-A가 체결되더라도 방산업체들의 수출 증대와 미국 시장 개방이 급격하게 진전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RDP-A가 한미 양국 간 방산협력 진척을 위한 필수 전제조건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이동혁 기자 hoya0222@fnnews.com 김동호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