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발 K-조선 훈풍에도…'존스법 개정' 필요성
2024.11.21 07:01
수정 : 2024.11.21 07:01기사원문
21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미 해군 함선 정비·수리·운영(MRO) 사업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이 사업을 위해 조선사가 미국 정부와 맺는 인증 협약인 MSRA(함정 정비 협약)를 체결했다.
특히 한화오션의 경우, 올해 이미 군수지원함 '월리 쉬라(Wally Schirra)'함, 급유함 '유콘(USNS YUKON)'함의 정기 수리 사업을 수주했다. HD현대중공업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MRO 사업 입찰에 뛰어들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미 해군 함정 MRO 시장 규모는 연간 약 20조원 수준이다.
MRO 자체로도 신시장이라는 의미가 있지만 무엇보다 사업이 안정적으로 정착할 경우, 군함 건조 수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다. 더불어 다른 나라의 수주전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그러나 1920년 제정된 미국의 '존스법'이 미국발 선박 건조 수주에선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항구를 오가는 선박은 미국 내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게 법의 주요 골자다.
미국이 100여년 전, 자국 조선업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만든 법인데 오히려 자국 내 선박 건조를 경쟁 없이 독점하면서 업종이 쇠퇴하게 된 원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미국이 필요한 선박을 미국 이외 지역에서 건조할 수 있도록 존스법이 개정돼야 장기적으로 국내 조선업계의 수혜가 클 수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입장에서 바라보면 한국 기업의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서 규제를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헨리 해거드 전 주한미국대사관 정무공사는 최근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미국) 조선산업을 살리고 미래에 군과 화물용 선박을 공급할 수 있는 더 전면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기 위해 존스법을 수정해야 한다. 미국 밖에서 필요한 선박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전날 조선업계와 만난 트럼프 2기 정부가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을 점검하고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한미 협력을 위해 미국 국내법 규제 완화, 인력 양성, 안정적 일감 확보 등이 필요한 점으로 언급됐다.
산업부 관계자는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를 면밀히 분석하고, 우리 업계가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fgl75@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