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양금속, 세원이앤씨에 200억원 투자 의향서 제출 뒤 철회

      2024.11.25 11:46   수정 : 2024.11.25 18:1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양금속 경영권을 장악한 KH그룹이 횡령배임 사건으로 주식 거래 정지된 세원이앤씨에 대양금속 자금을 활용해 200억원 투자 계획을 돌연 철회했다.

스테인리스 강판제조업체인 대양금속은 지난해 25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한데 이어 내수부진의 업황 악화로 올해도 실적호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자금회수가 의문시되는 주권 거래정지 회사에 수백원대 투자를 집행하는데 대한 우려감이 있었다. KH그룹의 주요 5개 상장 계열사인 IHQ, KH필룩스, KH건설, KH미래물산, 장원테크 등이 모두 주권거래 정지된 상황에서 자금력이 충분치 않은 대양금속마저 부실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25일 본지가 확보한 대양금속의 세원이앤씨 투자의향서에 따르면 총 투자금액은 200억원으로 대양금속의 보유현금과 유상증자를 통한 자금 조달을 계획했다.

투자방식은 유상증자로 2년 보호예수 기간을 설정했으며 유상증자 납입기간은 2025년 1월1일~ 1월31일까지로 한정했다.


투자의향서는 지난 8일 법인 등기를 통해 지난 15일 접수됐다.

세원이앤씨는 지난 2022년 디지털킹덤홀딩스라는 특수목적법인에 매각된 이후 경영진의 55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가 발생하면서 감사인으로부터 의견 거절을 당한 뒤 현재는 거래정지 상태다.

인수합병 전문가는 “현재 대양금속의 사정을 감안할 때 외부기업에 대한 대규모 신규투자는 위험하다”며 “투자 시너지와 자금 회수방안 등이 철저하게 마련된 투자인지 따져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투자 시장에서는 KH가 등기 성공 이후 대양금속에 진입한지 불과 보름 여 만에 서둘러 세원이앤씨에 투자를 감행하는 배경에 대해 다양한 추측과 해석이 나왔다.

법조계는 KH그룹이 대양금속의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거래정지 기업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할 경우 추후 기존 대주주와의 법적 공방이 가속화하는 한편 투자 손실이 발생할 경우 대양금속 소액주주들로부터 손해배상 청구소송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고 보고 있다.

KH그룹은 비비원조합이라는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하고 지난 7월부터 장내에서 대양금속 지분을 꾸준히 매집해 기존 최대주주인 대양홀딩스 및 특수 관계자 지분(16.69%)보다 1.18% 포인트 높은 17.87% 보유하면서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했다. 4개월 여 동안의 치열한 지분싸움의 승자가 결정되는 대양금속 임시주총이 지난 10월 30일 개최됐으나 KH그룹의 주주 제안 안건은 모두 부결되며 기존 최대주주 승리로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KH그룹은 기존 경영진의 불법이라며 같은 날 별도의 임시주총을 열어 기존 임원진을 모두 해임하고 자신들의 임원들을 선임하는 안건들을 가결한 뒤 대전지방법원 예산등기소에 대양금속보다 하루 빠른 11월 6일 접수에 성공해 경영권을 행사 중이다.

기존 대양금속 주주측은 주총에서 이겼음에도 등기 접수 결과로 경영권을 빼앗기자 되찾아오기 위해 법적 대응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0월 30일 임시 주주총회 결의 부존재 확인 소송과 주주총회 효력정지 가처분신청, KH측이 선임한 등기이사들에 대한 직무정치 가처분 신청을 대전지방법원 홍성지원을 상대로 제기한 상태다.


한편 대양금속 관계자는 "15일 투자의향서와 관련해 그 의사를 철회한다"며 지난 21일자로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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