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안 튀어나와도 하지정맥류 의심해야
2024.11.25 15:52
수정 : 2024.11.25 15:5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하지정맥류라고 하면 흔히 다리에 혈관이 울퉁불퉁 튀어나온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이는 실제 하지정맥류의 대표 증상이다. 하지만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아도 일부 환자의 경우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기도 하는 만큼, 다른 증상 또한 알아둘 필요가 있다.
70대 여성 A씨는 1년 전부터 잘 때 다리에 쥐가 내리고, 불편해 새벽에 깨는 일이 종종 생겼다. 불편함이 커져 불면증까지 겪은 A씨는 검사 결과 하지정맥류로 진단됐다.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안에 있는 판막의 기능 이상으로 혈액이 역류하게 되는 질환을 말한다. 이는 다리의 혈액이 심장으로 가지 못하고 고이게 한다. 혈액순환 문제를 일으켜 다리에 여러 증상을 야기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다리가 붓는 부종과 쥐나 경련, 무거움 및 피로감을 들 수 있다.
센텀종합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정현철 과장은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 외에도 흔히 하지불안증후군으로 생각하는 하지의 불안감, 다리의 타고 쑤시는 듯한 통증으로 고생하다 여러 치료에도 효과가 없어 자포자기 심정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하지정맥류 진단을 받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는 미용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초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다리에 색소 침착, 피부발진, 가려움 등이 나타난다. 만성정맥부전으로 발전해 심하면 궤양을 일으키기도 한다.
원인으로는 비만, 운동부족, 이전 다리의 외상, 장시간 서있거나 앉아있는 직업과 연관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나이가 들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며, 가족력이나 여성일 경우, 특히 임신을 경험했던 여성에서 더 잘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진단은 초음파 검사로 하게 된다.
정 과장은 “혈관이 튀어나오지 않아도 하지정맥류가 있을 수 있느냐고 묻는 환자가 많다”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하지정맥류도 있고, 초음파의 발달로 진단이 어렵지 않은 만큼 증상이 있는 환자는 병원을 찾아 의료진과 상담할 것”을 권했다.
하지정맥류는 진행하는 질환으로 자연 치유가 되기 어렵다.
치료법은 문제의 혈관을 제거해주는 전통적인 수술 방법인 발거술이 있고, 최근 많이 시행되고 있는 레이저, 고주파 등과 같이 열을 이용하거나, 의료용 접합체를 이용해 원인 정맥을 폐쇄하는 방법들이 있다.
대부분 국소 마취로 시행 후 1~3일의 단기 입원으로 치료 가능하고, 큰 통증 없이 빠른 일상 복귀가 가능해 고령 환자에게도 어려움 없이 시행이 가능하다. 문제가 되는 혈관 위치에 따라 입원 치료 없이 외래에서 주사만 맞는 혈관경화요법을 시도하기도 한다. 나이, 치료의 장단점, 비용 등을 고려해 의료진과 가장 적합한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종아리 근육이 많으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산책 등 가벼운 운동이 권장되나 복압이 올라가는 고중량의 웨이트 트레이닝과 같은 운동은 좋지 않다. 혈액순환을 방해하는 꽉 끼는 바지는 피하는 것이 좋다. 자고 일어났을 때 다리가 붓거나 불편함이 있다면, 잘 때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면 다리의 부종이 잘 빠지고 불편함에도 도움이 된다.
정 과장은 “흔히 혈액순환이 안될 때 온찜질이나 따뜻한 물에 반신욕을 하는데 이는 오히려 정맥의 울혈을 야기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온찜질 보다는 냉찜질, 반신욕을 하고 싶다면 마지막 단계에서 시원한 물로 헹궈주면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paksunbi@fnnews.com 박재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