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매서운 바람 견뎌낸 팽나무… 왠지 모를 경외심

      2024.11.25 17:57   수정 : 2024.11.25 17:57기사원문
1952년 제주에서 태어나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동대학원에서 회화를 전공한 강요배는 1976년 첫 개인전을 열며 화단에 등단했다. 대학 졸업 후 서울에서 교사 생활을 하다가 제주도로 내려가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서울대 대학원 재학시절인 1981년, 민중 미술 그룹 '현실과 발언' 동인으로 걸개그림 등을 선보이며 대중과 교감했던 작가는 1980년대를 대표하는 '민중미술 작가' 이자 '제주 화가'로도 유명하다.



현실과 시대, 역사와 미술문제를 고민하며 고향인 제주의 아픈 역사를 화폭에 담는 강요배는 매년 4.5 사건과 관련된 작품을 한 점씩 그렸는데, 이는 예술을 역사를 치유하는 의식이자 작업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제주도로 귀향한 작가는 제주 자연을 탐구하기 시작한다.
제주의 역사를 알고 나니 제주의 바람, 파도 등 풍광이 눈에 들어왔고, 단순한 객체로의 자연이 아니라 주체의 심적 변화를 읽는 주체로 자연을 다룬다.

또 그는 작업실 마당에 있는 팽나무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는데, 제주의 상징일 뿐 아니라 제주의 강렬하고 매서운 바람 속에서 자란 팽나무를 작가는 분신처럼 여긴다.

11월 경매에 출품된 작품 '겨울 팽나무'는 2008년 학고재 갤러리에서 열린 전시에서 선보였던 작품으로, 추운 겨울 팽나무 한 그루가 고요히 서 있는 모습을 담아 자연을 향한 작가의 예술적 경외심이 잘 드러난 대표작 중 하나이다.

사실적인 묘사에 작가의 감정이 녹아 든 이 작품은 겉으로 보기에는 겨울의 적막과 정적이 느껴지지만, 겨울의 차가움 속에서도 묵묵히 버티는 자연의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강요배는 2015년 이중섭 미술상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미술사의 주요 작가로 인정받았고, 2018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옥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또 2020년 제21회 이인성 미술상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그의 작품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대구미술관 등에 소장되어 있다.

케이옥션 수석경매사·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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