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시간 확 줄인 ‘실종문자’... "잦은 발송 피로감" 부작용도
2024.11.25 17:59
수정 : 2024.11.25 17:59기사원문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실종 아동 등 신고건수는 △2021년 4만1122건 △2022년 4만9287건 △2023년 4만8745건 등을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4만2077건로 집계됐다. 실종경보 문자 송출도 해마다 늘고 있다. 지난 2021년 6월부터 12월까지 468건에 그쳤으나 2022년 1613건, 지난해 2445건 등으로 증가세가 가파르다. 올해는 지난 10월까지 2280건로 조사됐다.
문자 송출이 잦아지면서 문자를 본 시민 제보에 힘입어 실종자를 발견하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도입 초기(2021년 6월부터 12월까지) 12건에 불과한 발견 횟수는 지난해 118건으로 10배 가까이 늘었다.
해당 제도는 실종아동 등(치매노인, 지적장애인 등 포함)의 발생 정보를 지역 주민들에게 안전안내 문자와 같은 방식으로 전송한다. 즉 문자를 본 시민들의 제보를 통해 실종자를 신속히 발견하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일선 경찰서에서는 실종 사건 발생 직후 실종자의 흔적을 찾는 것이 중요한데 실종 경보문자가 발송되면 조기에 발견할 확률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종사건이 접수된 뒤 실종아동 등을 발견하기까지 평균 31시간 20분이 소요된 데 비해 실종경보 문자메시지를 받은 시민의 제보가 있으면 평균 4시간 23분이면 된다. 단순 계산하면 7.1배 줄어든 셈이다.
지난 7월 15일 오후 5시 53분쯤 울산시 중구 학성동에 거주하는 A씨가 "남편이 치매가 있는데, 외출한 뒤 귀가하지 않고 있다"는 실종 신고를 경찰에 접수했다. 경찰은 즉시 주거지 인근 방범용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다. 그러나 소재가 파악되지 않자 키와 인상착의 등이 담긴 실종경보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는 방법을 썼다. 이로 인해 40분이 채 되지 않아 성남동 인근 한 강변도로에서 실종자를 목격했다는 시민 제보를 받을 수 있었다.
다만 일부 부작용도 있다. 때때로 실종 경보문자로 피로감을 느낀다는 시민들의 하소연이다.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박모씨(38)는 "실종자 찾기라는 취지는 당연히 공감이 되나 어떤 날엔 몇 번씩 발송된다"며 "그 때마다 문자를 확인하는 것이 귀찮은 것은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경찰청은 경보문자 메시지 발송건수가 늘어난 이후 시민이 느낄 수 있는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송출시간과 기준을 준수하고, 매뉴얼을 재정비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찰청 관계자는 "실종아동 문제는 남 일이 아니라 내 가족과 이웃이 크나큰 아픔을 겪을 수 있는 문제로 사회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다소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 실종경보 문자 메시지를 보시면 주변을 한 번씩 둘러보고 적극적으로 제보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