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ETF 앞세운 하나은행, 1000兆 연금시장 선도한다

      2024.11.25 18:15   수정 : 2024.11.25 18:15기사원문
하나은행이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를 앞세워 퇴직연금 시장 공략에 나섰다. 하나은행은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행장이던 지난 2015년부터 퇴직연금 시장 성장 가능성을 예측하고 하나은행 내부에 퇴직연금 전문가를 양성했다.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시장이 오는 2030년 800조원, 10년 뒤인 2034년에는 10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수익률이 중요한 고객을 위해 미국 지수형 상품을 중심으로 글로벌 ETF 라인업을 구성하고, 아직 퇴직연금 가입이 저조한 30인 미만 기업과 외국계기업 영업으로 퇴직연금 영업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퇴직연금 실물이전제 시행에 앞서 하나은행은 퇴직연금 상품 가운데 ETF 라인업을 중점적으로 강화했다.
지난 한 달 반 동안 퇴직연금 ETF 상품을 110개에서 154개로 44개나 늘렸다.

특히 글로벌 ETF 상품을 73개로 구성했다. 고객 선호도가 높고, 장기투자를 할 수 있는 미국 지수 관련 ETF 등이 포함됐다. 실제 퇴직연금 잔액 기준 톱10 상품 가운데 미국 지수형 ETF 상품이 다수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다.

하나은행은 시장에서 거래가능한 퇴직연금 ETF 800여개 종목 가운데 투자 실효성과 거래량을 기준으로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도록 상품을 선별했다. 비예금상품위원회에서 엄격한 심사를 거친 뒤 유행을 타지 않고 장기투자가 가능한 상품으로만 구성했는 데도 확정기여형(DC) 원리금 비보장형 수익률에서 시중은행과 증권사를 포함해 1위에 올랐다.

하나은행은 올해 3·4분기 기준 DC형 원리금 비보장형 수익률은 14.14%를 기록했다. 국민은행(14.02%), 미래에셋증권(13.77%), 신한은행(13.52%), 삼성증권(13.31%) 등을 앞지른 것이다.

하나은행 조영순 연금사업단 부행장은 "비원리금 수익률은 예금을 제외하고 투자형 상품으로 수익을 낸 것인데 하나은행보다 수익률 높은 증권사가 없다"면서 "단기 유행이 아닌, 장기적으로 성장하는 글로벌 ETF 상품을 많이 라인업을 구성했고, 시장 흐름이 맞아떨어지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DC형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에서 지난해 2·4분기부터 올해 3·4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1위'를 차지했고, 개인형 퇴직연금 계좌(IRP) 원리금 비보장·원리금 보장 부문에서도 확정급여형(DB) 2위, DB 원리금 보장 부문 1위 등 수익률에서 고른 성과를 보였다.

하나은행이 퇴직연금 시장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건 것은 지난 2020년부터다. 퇴직연금 판매 채널을 확대하는 사이 하나은행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자 퇴직연금 영업 및 판매 시너지가 나기 시작했다. 올해 3·4분기말 기준 하나은행 퇴직연금 적립액은 지난해 말보다 3조3000억원이 증가한 37조원으로 전체 은행권에서 순증 1위를 기록했고, 증가율(9.8%)도 은행권 전체 1위에 올랐다.

지난달 말 퇴직연금 실물이전제 시행 이후 시중은행과 증권사 간에 퇴직연금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하나은행은 DB형·DC형·IRP에서 2000억원이 넘는 퇴직연금 순증액을 기록하는 등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개인고객을 위해서 현재 전국 7곳인 '연금 더 드림 라운지'를 내년에 최소 2곳 이상 확대하고, 연금 전문 컨설턴트의 찾아가는 방문 상담 서비스로 고객의 연금 자산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기업 단위로 가입을 확대하기 위해 30인 미만 사업장과 외국계 기업도 공략할 계획이다.

최근 출범한 '하나 더 넥스트'와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조영순 부행장은 "아직 퇴직연금 가입률이 저조한 기업을 공략하면 퇴직연금 시장은 한 단계 더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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