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 일해도 빚만 1억8천"...서울시 5356억 투입 '심폐소생솔'

      2024.11.26 13:34   수정 : 2024.11.26 14: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시가 서울경제의 실핏줄이자 지역경제의 버팀목인 157만 소상공인·자영업자의 어려움을 덜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중·저신용 소상공인을 위한 마이너스 통장을 신설해 저리로 자금을 지원하고, 민간에서 활용되는 마일리지를 서울페이로 전환해 소상공인 사업장에서도 쓸 수 있도록 한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소상공인 힘보탬 프로젝트'를 26일 발표했다.

내년에 총 5356억원을 투입해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 전체 사업체 중 94%에 해당하는 157만개가 소상공인 사업체다.
서울 소상공인 평균연령은 51세며 하루평균 11.9시간, 주 5.9일을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 강도 높은 노동에도 불구하고 평균 영업이익은 연 3100만원, 부채 1억8500만원에 달하는 것이 소상공인의 현실이다.

이번에 가동하는 힘보탬 프로젝트는 △신속·간편·장기·저리로 '자금보탬+' △수수료 완화·판로확대로 '매출보탬+' △안정적 경영환경 조성·사회안전망 강화로 '공정보탬+' △새출발 소상공인 지원으로 '새길보탬+' 등 4대 분야 19개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먼저 장기적인 경기침체로 위기에 처한 영세 소상공인에게 신속·간편·장기·저리로 자금을 지원한다. 지원 규모는 올해보다 2350억원 늘어난 2조1000억원이다.

제1금융권 대출이 어려워 2, 3금융권까지 내몰리고 있는 영세 중·저신용 소상공인에게는 마이너스통장인 '안심통장'을 신설한다. 1인당 1000만원까지 비대면 신청이 가능하고 영업일 1일 이내 승인 처리가 된다. 시중은행 마이너스 대출 평균금리(7.9%)보다 낮은 5% 수준으로 필요한 금액을 상시 인출·입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생계형·중저신용 소상공인 대상 '신속드림자금'은 지원 대상을 저소득·사회적약자까지 확대하고, 취약계층지원자금 지원 규모도 5050억원에서 6500억원으로 늘렸다.

준비된 창업자에게 제공하는 '창업기업자금'은 올해보다 650억원 많은 총 1000억원, 잠재력 있는 소상공인을 위한 '성장지원자금'은 1750억원 증액한 총 2400억원 투입한다.

온누리상품권 사용처를 확대하고 배달·결제수수료를 완화시켜 경영 부담을 줄이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내년 5조5000억원 발행 예정인 온누리상품권 사용가능 골목상권은 현재 402개에서 600개를 추가해 2029년 1002개까지 늘린다. 서울페이 앱에는 온누리상품권 결제 기능을 추가해 시민 편의를 높인다.

온누리상품권 발행액의 32%가량이 서울 시내에서 결제되는 것을 고려하면 내년에만 약 1조8000억원 규모의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시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 소상공인단체, 자치구 등과 협력해 공공배달앱 입점가맹점을 늘리고 자치구 배달전용 상품권(15% 할인) 사용 자치구도 현재 10개에서 25개 모든 자치구로 확대한다.

동행마일리지 제도도 도입한다. 그동안 자사·계열사에서만 사용할 수 있었던 백화점과 주유소, 신용카드 등 민간기업이 발행한 마일리지·포인트를 소상공인 사업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서울페이 포인트로 전환하도록 하는 방법이다. 현재 참여를 확정한 기업은 현대백화점, 현대자동차, 에쓰오일(S-OIL), 신한은행, 신한카드 등 5곳이다.

이외에도 결제수수료가 최대 5%에 달하는 국내 3개, 해외 15개 간편결제사에 서울페이 결제QR 코드를 개방해 수수료를 신용·체크카드 수준인 1.25∼1.5% 수준까지 낮춘다.

온라인 환경 변화를 반영한 소상공인 판로지원도 다각화한다. 온라인 시장 진입 지원과 전통시장 밀키트 개발, 판매지원 등이 주요 내용이다. 전통시장 밀키트는 내년 주요시장 5개 점포를 선정해 추진 예정이다.

또한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관리, 소상공인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해 공정한 소상공인 경영환경을 조성한다.

젓가락부터 세제, 고무장갑까지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에 비싼 가격으로 강매했던 '필수품목' 지정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서울형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말 그대로 필수적인 것만 본사에서 구매하고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품목은 직접 구매 가능하도록 하는 것 핵심이다.

자영업자 산재보험도 최대 5년간 매월 보험료의 30∼50%를 지원한다. 자영업자 퇴직금으로 불리는 노란우산공제 희망장려금(월 2만원·1년간), 자영업자 고용보험료(월보험료 20%·최대 5년) 지원도 지속한다.

창업, 폐업, 재창업을 반복하는 일명 '회전문 창업'을 줄이기 위한 방안도 마련했다. 불가피한 사유로 폐업하는 소상공인에겐 전담 폐업전문가를 1대 1로 매칭해 폐업 결정부터 행정절차 안내, 폐업실비(최대 300만원) 지원, 사후관리 등 전 단계에 대한 지원을 펼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폐업률이 급증하는 절박한 상황에서, 위기에 처한 서울 소상공인에게 실질적 보탬이 되고자 힘보탬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소상공인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끝까지 소상공인 곁에서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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