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경장 2년 만에 확대 가동…"석유화학 등 주요 산업 구조개선 논의"
2024.11.27 07:40
수정 : 2024.11.27 07: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췄던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회의)가 2년 만이 다시 열렸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글로벌 통상·산업환경 변화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당면 현안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중장기적으로 주요 산업의 구조 개선을 폭넓게 논의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정부는 회의체를 확대 개편하고, 수시 운영 체제로 전환했다.
재가동한 회의의 첫 안건은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다. 정부는 이 회의에서 중국의 저가 공세로 위기를 맞은 석유화학을 비롯해 주요 산업별 경쟁력 강화 지원 방안을 내놓을 방침이다.
정부는 27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기 성남시 한국반도체협회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운영 계획을 발표했다.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는 지난 2016년 해운 조선업 구조조정을 계기로 신설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기업 구조조정에 국한되지 않고 주요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 '투 트랙' 대응에 나선다.
신산업·주력산업 등에 대한 선제적 산업 재편 유도와 핵심 기술 개발 등을 지원하고 유휴 부지 활용도 제고와 전력망 구축 등 기반 시설 구축 방안도 모색한다.
참석자도 확대된다. 기존 6명(경제부총리, 산업부·고용부 장관, 국무조정실장, 금융위원장, 경제수석)에서 11명으로 늘어난다. 새로 참여하는 부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국토부, 환경부, 중소벤처기업부다.
이러한 확대 개편은 정책 수단을 가진 부처간 협력을 강화하고, 산업 정책을 보다 정교하게 마련하기 위해서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미국 국익 우선주의를 중심으로 통상 산업 정책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조선·방산 분야에서 한미 간 협력 확대가 기대되지만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의 인센티브 축소 등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또 중국 등 후발국의 기술 추격, 공급망 재편 등은 기존 주력 산업에 큰 도전으로 작용하고 있다.
강기룡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은 "산업 정책을 부처별 각개 격파식으론 대응이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당분간 산업경쟁력강화 장관회의를 매주 혹은 매월 최소 1회 이상 열어 내년 상반기까지 주력산업·신산업·서비스업 등 업종별 지원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5개 분과도 신설한다. 관계부처 차관 주재로 △업계 현안을 조율하는 ‘총괄 분과’ △기술 개발 방안을 논의하는 ‘기술 분과’ △협회와 소통해 산업별 지원방안을 논의하는 ‘산업 분과’ △벤처·스타트업 혁신 지원을 다루는 ‘혁신 분과’ △산업 인프라 확충 방안을 논의하는 ‘기반시설 분과’ 등을 운영한다.
정부 관계자는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수시로 열어 업계 당면 현안과 산업별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업계 애로사항을 적기에 파악해 지원할 수 있도록 '투자 익스프레스'나 업계 간담회를 실시하고 여러 부처에 걸친 사안은 회의에서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spring@fnnews.com 이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