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위기설’ 직접 챙긴 용산 "유동성 문제없다"
2024.11.27 11:00
수정 : 2024.11.27 17:49기사원문
최근 시장에 롯데그룹에 대한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졌지만 이미 시장에 속칭 찌라시(증권가 정보지) 유포 전 대통령실을 비롯해 금융당국이 관련 이슈를 사전 점검한 결과 "문제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모니터링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통령실과 금융당국은 장기간 지속된 석유화학업계 불황의 여파로 롯데그룹 주력사인 롯데케미칼의 실적 부진 영향이 어느정도 있긴 하지만 그룹 전체에 유동성 위기를 초래할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는 후문이다.
27일 대통령실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참석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회의(F4)를 통해 지난 2주간 롯데그룹 유동성 이슈 등을 점검했다.
금융위와 금감원에서 롯데그룹 유동성 이슈를 안건에 올려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롯데그룹 유동성 위기설을 담은 루머가 확산되기 전부터 사전 대응에 나선 것이다. 통상 F4회의는 매주 금요일 열리지만, 윤 대통령 남미 순방에 동행했던 최 부총리는 하루 앞당겨 지난 14일 회의를 가졌고 롯데그룹 이슈를 점검했다는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 순방 기간에도 대통령실 정책라인과 최 부총리 등은 롯데그룹의 유동성 상황을 집중 모니터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롯데그룹의 상황은 이전부터 잘 알고 있었고, F4 회의에서도 금융당국에서 안건을 올려 논의가 이뤄졌다"며 "롯데케미칼이 문제인데 업황이 안 좋은 영향에 따른 것일 뿐, 그룹 전체로 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시장에선 지난 18일을 전후해 롯데케미칼의 모라토리엄(채무 불이행) 루머가 인터넷 등에서 찌라시 형태로 돌면서 한때 롯데그룹주가 급락한 바 있다.
대통령실에선 윤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 기간에도 해당 이슈를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 상황 관리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실물경제가 좋지 않은 가운데 근거없는 대기업발 유동성 위기가 주식 등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롯데케미칼이 수익성 악화로 2조원대 규모의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위기에 놓인 것이 문제가 되고 있으나, 단기간에 유동성 문제로 번질 수준은 아니라고 당국은 보고 있다. EOD는 기업의 신용도가 떨어질 경우 채권자인 금융기관에서 빌려준 자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롯데쇼핑도 실적이 부진한데다 롯데그룹이 전반적으로 성장동력을 갖추지 못해 우려가 되는 것"이라며 "하지만 예전부터 살펴본 결과 당장 큰 문제가 터질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