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세 치매 할머니, 경찰이 쏜 테이저건 맞고 사망... 호주 '발칵'
2024.11.28 07:10
수정 : 2024.11.28 07: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호주의 한 요양병원에서 살고 있던 치매 증상의 95세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쏴 숨지게 한 경찰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영국 BBC는 27일(현지시간) 호주 법원이 지난 2023년 5월 17일 요양병원에서 한 할머니가 식사용 나이프 2개를 들고 돌아다닌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테이저건을 쏴 사망하게 한 크리스티안 화이트 경사(34)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보도했다.
화이트 경사는 현장에 출동해 할머니에게 나이프를 내려놓을 것을 명령했으나 말을 듣지 않자 테이저건을 발사해 사망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법원은 피해자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은 물론, 몸무게가 48㎏ 미만인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쏜 것은 공권력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할머니가 스테이크 나이프를 들고 다녔지만 위협적이지 않았다는 다른 요양병원 거주자의 진술을 토대로 현장이 테이저건을 쓸 정도로 위협적인 상황이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경찰이 할머니를 발견한 지 불과 3분 만에 무기를 사용했다"라며 "경찰이 참을성 없이 대응했다"라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화이트 경사는 법정에서 "크게 다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며 "할머니의 죽음에 나도 망연자실했다"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화이트 경사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BBC 보도에 따르면 현재 보석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화이트 경사는 추후 형량을 선고받을 예정이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