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첫 연속 금리 인하..“1%대 성장에 내수 부양 택했다”
2024.11.28 09:54
수정 : 2024.11.28 09:54기사원문
28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3.00%로 인하했다.
이는 수출 위축으로 3·4분기 성장률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밑도는 등 경기 하방 압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3분기 경제성장률은 0.1%를 기록하며 기존 예상(0.5%)보다 5분의 1토막으로 급감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발(發) 정책 리스크로 인해 향후 수출이 더 크게 둔화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어 한은이 선제적인 인하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실제 국내 소비자들의 경기 기대감도 2022년 7월 이후 최대폭으로 꺾인 상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1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향후경기전망(74)이 7p 떨어지며 지난 2023년 11월(72)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폭으로만 보면 2022년 7월(19p)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특히 내년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2.0%)보다 낮은 1%대로 조정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한은은 이날 2025년 경제성장률을 기존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그리고 한국금융연구원의 전망치인 2.0%보다도 낮은 수치다.
이는 주요 투자은행(IB)의 분석과 맞닿아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26일 내년도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1.8%로 전망하며 당초 전망치(2.2%)보다 0.4%p 하향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7%로 하향했다. 바클레이스와 씨티, HSBC, 노무라 등도 1%대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물가상승률이 낮아진 것도 금리 인하 재료로 쓰였다. 이날 한은은 금리 인하 발표 직후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기존 2.5%보다 0.2%p 낮은 2.3%로 제시했다. 지난 10월 소비자물가가 전년 동월 대비 1.3% 상승하며 2021년 1월 이후 3년 9개월래 최저폭 상승한 결과다.
정부의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 등 거시건전성 규제 이후 주택가격 상승세도 둔화한 것도 한은의 인하를 앞당긴 요인이다. KB부동산이 지난 24일 발표한 11월 월간 주택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매매가격 전망지수는 94(지난 11일 기준)로 집계됐다. 지수가 100을 하회할수록 하락을 예상하는 비중이 높다는 뜻으로 이번달 전망지수가 떨어질 경우 7개월 만에 하락 전환이다.
아울러 인하 걸림돌로 꼽힌 원·달러 환율이 최근 1400원대에서 횡보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끼쳤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지난달 25일 원·달러 환율에 대해 "타깃(특정한 환율 목표치)보다 변동성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힐 만큼 한은은 환율 수준보다 변동폭 자체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행정부 재집권이 시작된 6일 1396.2원(오후 3시 30분 기준)에 마감한 뒤 16거래일 연속 1390~1400원대에서 움직이며 횡보 중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