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외인 떠난 증시, 기관이 메운다...반도체·자동차 '줍줍'
2024.11.28 16:15
수정 : 2024.11.28 16: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이탈에도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 기관 자금은 신저가를 경신한 반도체, 자동차 대형주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 투자자들은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하루 3391억원에 달하는 순매수를 기록했다.
기관은 26일(-2375억원)을 제외하고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11월에만 유가증권시장에 기관 순매수 대금이 2조1000억원 넘게 몰렸다.
특히 연기금은 지난 11일부터 현재까지 14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 연기금 순매수 자금은 총 2조2218억원에 달한다. 같은기간 기관 투자자 순매수 금액 총 2조1547억원을 옷도는 규모다.
이를 두고 시장 참여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증시 이탈 가속화와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 투자 규모 확대를 배경으로 꼽고 있다.
하나증권 이경수 연구원은 "국내 대비 해외 투자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국내 증시에서 개인 거래 비중이 급격히 감소 중"이라며 "상대적으로 기관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추세는 코스닥시장에서도 확인된다. 코스닥 거래 대금은 역사적 최저치를 기록 중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닥시장의 하루 거래대금은 지난 27일 기준 7조2764억원으로 8조원 밑으로 내려왔다. 이마저도 지난 26일 6조7295원까지 떨어진 후 반등한 수치다. 코스닥시장 일평균 거래대금은 지난 1월에만 해도 10조원을 훌쩍 넘겼다.
기관은 최근 6거래일 연속 코스닥시장에서 연속 순매수를 기록 중이다. 이달 코스닥 순매수 대금은 7297억원에 이른다. 개인(-4910억원), 외국인(-717억원)과 대조적 행보다.
전반적으로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기관 자금은 대부분 삼성전자에 쏠렸다. 이 기간 순매수 대금은 2845억원으로 전체 1위를 기록 중이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며 올해 장중 고점(8만8800원) 대비 약 37% 하락 거래 중이다.
기관은 또 현대차의 주식 2417억원치를 사들이며 삼성전자에 이어 전체 2위의 자금을 집중했다. 이어 네이버(1851억원), 신한지주(1724억원), LG에너지솔루션(1369억원) 등에도 1000억원이 넘는 순매수가 유입됐다.
시가총액 비중이 가장 높은 국내 반도체 업종의 주가 전망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다만 국내 반도체 주식은 글로벌 변동성 확대를 반영해도 너무 저평가됐다는 게 대다수 전문가들의 견해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2025년 영업이익 추정치를 각각 40조원과 27조1000억원으로 종전 대비 12%, 17% 하향하고 목표주가도 각각 8만원, 23만원으로 소폭 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국내 반도체 기업에 대한 우려는 과도할 정도로 이미 주가에 반영돼 양사에 대한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한다"고 덧붙였다.
dschoi@fnnews.com 최두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