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주총 '무승부' 경영권 분쟁 장기화 전망

      2024.11.28 16:18   수정 : 2024.11.28 16: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기대됐던 28일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형제'측과 '3자연합'측 모두 승기를 잡지 못하고 끝났다. 어느 한 쪽이 완벽한 승리를 하지 못하고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양측이 동률로 분점하게 되면서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 양상에 접어들게 됐다.

이날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는 3자연합측이 제안한 2건의 안건이 의결됐다.

이날 의결에 부쳐진 안건은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 이내'에서 '11명 이내'로 늘리는 정관변경 안건과 이사 2인 추가 선임건으로, 의결 결과 정관변경 안건은 부결됐고 이사 선임건은 가결됐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는 형제측(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 장악하고 있다.


창업주 고 임성기 회장의 아내인 송영숙 한미그룹 회장과 딸인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한미사이언스 개인 최대주주인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은 3자연합을 구축, 이번 주총 표대결을 통해 이사회 인원을 11명으로 늘리고 2명의 이사를 추가해 '6대4' 구도를 만들고자 했지만 절반의 성공만 거뒀다.

정관변경의 안은 특별결의안으로 출석 주주 3분의 2(약 66.7%) 이상 찬성을 얻어야 했지만 부결됐다. 이날 개별 안건에 대한 찬성 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사 선임 안건은 투표 결과, 찬성 57.86%로 보통결의사항 요건을 충족시키며 가결됐고 3자연합측에서는 신 회장만 이사로 선임됐다.

신 회장은 이날 이사회 진입과 관련해 "주주들의 권익 보호를 의사 결정에 최우선에 두고 판단할 것이고, 분쟁으로 인한 갈등을 완충하며 조화로운 경영 모델을 이루도록 모든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주총을 통해 한미사이언스 이사는 9명에서 10명으로 늘었고, 기존 형제측이 '5대4'로 우위였던 구도가 신 회장의 이사 선임으로 '5대5' 동률을 이루게 됐다. 3자연합측 입장에서는 지주회사의 경영권 장악에는 실패한 셈이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5대5 동률로 재편되면서 극한 대결 양상을 보였던 한미그룹의 경영권 갈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미사이언스와 주요 사업회사인 한미약품은 각각 형제측과 3자연합측으로 나뉘어 갈등을 빚고 있다.

이번 주총을 앞두고 형제측은 한미약품측에 대한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고소·고발을 이어갔고 3자연합측인 한미약품도 이에 방어 논리를 마련하며 대응하다 지난 26일 "지주회사가 사업회사에 대해 조직적이고 치밀한 업무방해를 지속하고 있다"며 임종훈 대표를 고소한 바 있다.

한미사이언스는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로 41.42%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편 이날 주총에는 한미사이언스 주주와 취재진 등 100여명이 참석했고, 오너일가 중에서는 임 대표만 참석했다.
3자연합측인 송 회장, 임 부회장, 신 회장은 법무법인 세종에 의결권을 위임, 주총장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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