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나 고우나' 한일협력..사도광산 갈등 속 日총리 내년 1월 訪韓 조율
2024.11.28 15:43
수정 : 2024.11.28 15:4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내년 1월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조율 중인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일제강점기 사도광산 조선인 강제징용 피해자 추도식이 파행된 데 따른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 주목이 쏠린다.
이날 일본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내년 1월에 방한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통령실과 외교부는 아직 미정인 상황이라면서도 “양 정상은 그간 셔틀외교의 지속 추진에 합의한 바 있다”며 한일정상회담 개최를 조율 중임을 우회적으로 시인했다. 윤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지난 9월과 지난달 다자회의 계기 양자회담에서 셔틀외교를 지속하자는 데 뜻을 모은 바 있다.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는 이시바 총리 방한 자체보단 이를 예고한 시기 때문이다. 지난 24일 열린 사도광산 추도식이 준비 과정에서 일본 정부의 불손한 태도로 인해 우리 측이 불참하며 파행됐다. 이를 두고 한일 당국이 서로 유감을 표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국내에선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거취까지 거론될 만큼 반발이 크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이날 사도광산 추도식 파행사태 관련 긴급현안질의를 열어 조 장관에게 외교 실패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런 가운데 이시바 총리 방한 계획이 알려진 건, 과거사 갈등과 별개로 한일협력은 이어가야 한다는 일 측의 호소가 담긴 것으로 읽힌다. 일본 언론은 이시바 총리 방한 예고 보도에서 첫 양자 방문국이 한국이 된다는 점을 짚으며 한일외교 중시 기조를 부각키도 했다.
우리 정부가 사도광산 갈등에서 초강경대응에 나선 것도 이런 일본의 의중을 인지했기에 가능했다. 한일협력은 양국뿐 아니라 미국을 비롯해 국제정세 전반에서 전략적인 의미가 커 섣불리 흔들 수 없다. 이에 착안해 강경대응으로 일 측의 ‘로키(low-key)’ 스탠스를 유도한 것이다.
조 장관은 이날 외통위에서 “우리 정부가 강경하게 대응한다 하더라도 일본이 자세를 고치지 않으면 안 되는 부분이 더 크다”며 “(사도광산 약속이) 성실히 이행되지 않는 데 따른 국제사회 평판 부담은 일본이 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정부가 앞서 한일관계에 대해 ‘물 컵의 반을 채웠다’고 밝힌 데 대해 “일본이 그 물을 홀라당 다 마셔버렸다는 인식에 동의하나”라는 권칠승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도 “그런 인식이 강화할 수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말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