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 성장 굳어질라…기준금리 또 내렸다

      2024.11.28 17:27   수정 : 2024.11.28 18:56기사원문
경기 부진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잠재성장률(2.0%)을 밑도는 저성장의 고착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에 이어 한국은행도 내년 성장률이 1.9%, 2026년에는 1.8%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연속으로 인하하며 방어에 나섰다.

한은은 28일 내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다.
2026년 성장률 전망치도 1.8%로 제시하며 2년 연속으로 1%대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진단했다. GDP 성장률 집계가 시작된 1954년 이후 성장률이 2%를 밑돈 것은 외환위기였던 1998년(-5.1%) 등 여섯 차례에 불과하다.

국내 경제를 견인하는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기가 하강 국면에 진입한 때문이다. 특히 중국 반도체기업들의 저가 판매 확대가 국내 저사양 반도체 수출 둔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석유화학 및 철강 등에서 중국의 저가·과잉 공급에 따른 영향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대중 고율관세가 부과되면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

문제는 경제성장률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한은은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강화와 이에 대한 중국 등 주요국의 대응으로 글로벌 무역갈등이 격화될 경우 국내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0.2%p 추가로 하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무역정책의 불확실성 증대, 리스크 프리미엄 확대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변수로 꼽힌다. 미국의 지원 축소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고, 대이란 강경책에 대한 반발로 중동 갈등이 심화될 경우 우리 경제의 내년 성장률은 0.1%p 더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 우려가 확대되면서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0.25%p 낮췄다.
지난달에 이어 추가 인하를 단행하며 경기 살리기에 나선 것이다. 기준금리가 두 차례 연속으로 내린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009년 2월) 당시 6회 연속 이후 15년 9개월여 만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에 이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해 성장의 하방 리스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결정했다"며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 경제성장률이 0.07%p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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