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타개" 삼성 경영진단실 신설… 최주선 매직도 기대
2024.11.28 17:33
수정 : 2024.11.28 20:36기사원문
삼성이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에 이어 28일 단행된 전자 관계사 인사와 함께 사장급 조직 '경영진단실'을 신설했다. 반도체 사업 부진 등 그룹 전반에 드리운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경영 진단 기능 강화에 나선 것이다. 초대 경영진단실 실장은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삼성의 대표적인 연구 조직인 삼성글로벌리서치로 이동해 맡는다.
■신설 경영진단실…미전실 부활 신호탄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은 삼성의 대표적인 연구 조직인 삼성글로벌리서치로 이동했다. 동시에 삼성글로벌리서치 내에 신설되는 '경영진단실' 초대 실장으로 최 사장이 발탁됐다. 경영진단실은 관계사 요청에 따라 경영·조직·업무 프로세스 등을 진단하고 개선 방안 도출을 지원하는 전문 컨설팅 조직 역할을 할 예정이다.
최 사장은 삼성전자 구주총괄 경영지원팀장, 미래전략실(미전실) 전략팀, 사업지원TF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거쳐 2021년 말 삼성SDI대표이사로 이동해 배터리사업 성장의 발판을 만들어 낸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그룹의 전략을 짜는 사업지원TF으로 삼성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한 박학규 사장(미전실 해체 전 경영진단팀장)을 합류시켜 조직 역할을 강화하고, 각 관계사를 더 꼼꼼히 들여다볼 수 있는 경영진단실을 신설하는 등 삼성이 사실상 컨트롤타워 재건을 위한 전초작업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D, 중소형 OLED 기술통 승진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날 이청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부사장)을 대표이사(사장)로 승진·내정했다고 밝혔다. 이 신임 대표는 포항공대 화학공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삼성전자 액정표시장치(LCD) 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를 거쳐 LC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개발 및 공정기술 등을 두루 경험한 디스플레이 기술 전문가다. 지난 2020년 중소형디스플레이사업부 개발실장에 이어 2022년 사업부장에 선임돼 중소형디스플레이 사업의 견고한 실적 창출을 주도해온 인물로 평가 받는다.
실제 중국 기업들은 OLED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우며, 국내 업체들을 바짝 쫓고 있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주력 사업인 중소형디스플레이 전문가를 수장으로 맞이하면서, 스마트폰과 아이패드용 OLED에서 기술 초격차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이다.
■'최주선 매직' 삼성SDI에서도 통할까
삼성디스플레이 실적 호황을 이끌었던 최주선 사장은 삼성SDI 신임 대표로 이동한다. 최 사장은 LCD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고, 중소형 OLED 집중을 주도해 실적 호황을 이끈 승부사로 꼽힌다. 최 사장이 대표를 맡은 2021년 이후 삼성디스플레이 실적은 상승세를 탔다. 이 같은 승부사 기질이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수익성이 크게 하락한 삼성SDI의 구원투수로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전자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유일하게 유임됐다. 장 사장은 올해 1월 공개한 △전장(Mobility industry) △로봇(Robot) △인공지능·서버(AI·Server) △에너지(Energy)의 앞글자를 딴 '미래(Mi-RAE) 프로젝트'의 내실화라는 중책을 맡아 삼성전기의 미래 먹거리 모색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soup@fnnews.com 임수빈 김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