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석화업계 생존 전략
2024.11.28 17:46
수정 : 2024.11.28 17:46기사원문
석화업계의 부진은 중국의 범용제품에 대한 공격적 증설과 함께 수요 위축이 겹친 영향이다.
이에 현재 석화업계의 범용 공장들은 가동할수록 손해를 보고 있다.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는 지난 2022년 이후 손익분기점인 t당 300달러 아래에 머무는 상황이고, 업계는 국내 NCC 가동률을 낮춰왔다.
30년 전 한국의 석화업계 상황과 비슷한 상황을 겪었던 국가가 있다. 바로 이웃나라 일본이다. 당시 한국과 대만 기업들이 범용재 시장에서 세를 넓히자 일본 기업은 서로 간에도 단가경쟁을 벌이며 생존의 기로에 놓여 있었다.
다만 일본은 1990년대를 기점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위기를 잘 넘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과거 범용 제품 위주로 생산하던 것에서 기능성소재 등 스페셜티 위주로 재편했다.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 일본 주요 석화기업들은 범용 제품 비중을 40%대로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도 현재 석유화학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인수합병 등을 염두에 둔 세제 혜택과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 원재료에 대한 관세 인하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 필요성을 알지만 사업재편 자금 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화업계에 이 같은 다각도의 지원은 반갑다.
다만 정부 지원책만으로는 궁극적인 해결이 어렵다. 결국 출구는 스페셜티로의 전환이다. 최근 실적 발표에서도 범용 석화 매출 의존도가 얼마가 되는지에 따라 국내 석화업체들의 희비가 갈린 바 있다. 고부가제품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단순히 공장과 시설을 짓는 것만으로는 할 수 없다.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가 필요하다. 구조조정 적기를 놓쳐 회복이 어려운 상황까지 내몰리지 않도록 정부의 지원과 업계의 노력이 함께 가야 할 때다.
yon@f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