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진스, 가처분신청 제기하지 않은 '전속계약해지 선언' 왜?
2024.11.29 08:37
수정 : 2024.11.29 08:37기사원문
업계에선 뉴진스 다섯 멤버들이 어도어·하이브에게 책임을 전가하며 전속계약 해지 선언을 한 점을 주시하고 있다.
뉴진스가 어도어를 떠날 것이라는 예상은 지배적이었다. 그리고 그 방법으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최근 '피프티 피프티' 전 멤버들이 원 소속사 어트랙트를 떠나겠다며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던 사례에서 보듯 가요계에서 이 같은 방법이 일반적이다.
뉴진스 멤버들은 하지만 전날 기자회견에서 가처분신청을 제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는 활동을 지속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전속계약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그룹 등의 경우 한동안 활동에 제동이 걸렸었다.
평소 뉴진스를 지지해온 이현곤 변호사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전례없는 방법이다. 가처분소송을 하면 결론이 날 때까지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송을 하지 않고 나가도 된다"고 해석했다.
"이렇게 되면 어도어에서 뉴진스를 상대로 소송을 해야 하고 뉴진스는 그걸 기다리면 된다. 지금은 뉴진스가 독립하는 것을 아무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뉴진스의 통보식 계약해지는 앞서 어도어 모회사 하이브가 뉴진스 총괄 프로듀서인 민희전 전 어도어 대표와 주주간계약이 해지됐다고 주장했을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하이브는 자신들과 민 전 대표가 체결한 주주간계약이 이미 해지됐다며 "해지 사유가 있을 경우 서면 통지로 주주간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밝힌 적이 있다.
또한 앞서 다섯 멤버는 지난 13일 어도어에 자신들이 원하는 시정요구가 담긴 내용증명을 전달했고, 어도어가 이를 14일에 수령한 점도 특기하고 있다.
뉴진스 멤버들은 14일 안에 답을 달라고 요구했다. 14일은 대중문화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상 계약해지 유예기간이다. 전날이 데드라인인 셈이었다.
뉴진스 멤버들은 자신들이 어도어에게 요구한 내용을 시정할 시간을 줬고 이를 어도어가 들어주지 않아, 내용증명에 적시한 내용대로 자연스럽게 계약해지가 됐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최대 6000억원으로 추정되는 위약금을 물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상표권이 어도어에게 있음에도 뉴진스라는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가져오겠다고도 주장하고 있다. 모두 이례적인 상황이라, 업계에선 이 행간과 맥락을 파악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뉴진스 멤버들과 어도어의 전속계약 조항을 보지 못해 조심스럽다"면서 "어도어에 귀책 사유가 있을 경우 서면 등을 통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 건지 따져봐야 한다. 뉴진스의 행보는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어도어는 여전히 전속계약이 유효하다는 입장이다. 우선 전속계약 유효 확인 등과 관련 가처분소송 등을 제기할 여지가 존재한다.
뉴진스 멤버들은 이날부터 독자적으로 활동한다. 이들은 민 전 대표와 하이브의 갈등을 빚어오는 내내 민 전 대표를 적극 지지해왔다. 전날 기자회견에서도 민 전 대표와 함께 하고 싶다고 했다.
이에 따라 하이브를 퇴사하며 장외투쟁으로 선회한 민 전 대표와 뉴진스 멤버들이 어떻게 공조해나갈 지도 관심이다.
당분간 페스티벌이나 방송 출연 그리고 광고 촬영 등 음악 제작 외적인 것에 주력하며 상황을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민 전 대표와 이들이 또 다른 엔터테인먼트사를 차릴 가능성도 있다. 민 전 대표가 투자 등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뉴진스의 그간 활동은 하이브를 통하기보다 민 전 대표의 인맥 등을 통해 이뤄진 경우가 상당수다. 무엇보다 음악 제작 관련해선 하이브 내부 풀을 이용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뉴진스 멤버들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하는 현재 음원 발매 등이 용이할 수 있다. 하이브 시스템이나 조율을 거치지 않고 독자적인 일정이나 계획에 맞춰 신곡을 낼 수 있는 기반이 이미 외부에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뉴진스는 이날부터 다음 주까지 일본 해외 활동에 주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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