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안 우려스럽다" 경제계, 민주당 만나 의견 전달
2024.11.29 16:32
수정 : 2024.11.29 16:3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사장단을 비롯해 경제계가 야당 의원들을 만나 상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재차 피력했다. 산업계에서는 경제 성장동력이 약화된 현 시점에서 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이 포함된 상법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기업 경영 전반에 차질이 생기고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는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 활성화 태스크포스(TF)-경제계 간담회'를 개최하고,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등 상법 개정안에 대해 경제계 우려와 제안사항을 전달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더불어민주당 주식시장활성화 TF가 상법 개정 과정에서 경제계 의견과 건의사항 청취를 위해 대한상공회의소에 간담회를 제의함에 따라 자리가 마련됐다.
이에 앞서 TF는 지난 14일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 확대 등 지배구조 규제강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하고 이정문 의원이 대표발의한 바 있다.
간담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진성준 정책위의장, 오기형 TF 단장, 김남근 TF 간사 및 TF 소속 의원 등 11명이 참석했고, 경제단체에서는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을 비롯한 7개 단체 상근부회장 및 본부장이, 기업 측에서는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 사장과 대상홀딩스·신성이엔지·드림시큐리티 등 중소·중견기업 대표 및 임원 등 26명이 참석했다.
박일준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이날 "지배구조 이슈의 경우 지난 2020년 상법 개정 및 공정거래법 전면개정을 통해 규제가 다수 도입됐는데, 4년 만에 다시 상법 개정이 논의되어 경제계는 걱정이 많은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박 상근부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을 거론하며 "국익 관점에서 규제보다는 적극적인 산업 진흥 정책이 필요하고, 우리 경제의 본원적 경쟁력을 더 키워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간 규제가 강화되면서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에 따르면, 우리나라 법·제도 경쟁력은 큰 폭으로 하락해 올해 67개국 중 64위로 최하위 수준이라는 점도 짚었다.
한편, 민주당 진 정책위의장은 이날 상법 개정에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재계의 우려를 반영해 개정안 내용을 일부 변경하더라도 상법 개정 자체는 관철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진 정책위의장은 앞서 민주당이 금융투자소득세 시행 철회를 결정한 과정을 거론하며 "당시 주식시장의 기초 환경을 선진화시킨 다음에 금투세를 도입하는 게 순서에 맞는다는 의견을 많은 분이 줬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이 급선무라는 게 전문가와 투자자의 한결같은 요구였다"며 "금투세 시행 찬반과 관계없이 상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기에 당론으로 채택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상법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경제 단체들의 입장을 '기업의 일방적 의견'이라고 백안시할 것이 아니라 소통을 통해 기업의 어려움을 우회·보완할 수 있을지 열어놓고 이야기하자는 게 당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