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내무 "프랑스, 英 하청업체 아냐"…국경 통제 불만
2024.11.30 02:13
수정 : 2024.11.30 02:13기사원문
르타이오 장관 "佛 모든 부담 못 져…英·EU 나서야"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프랑스 정부가 영국 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경 보안을 책임지는 브뤼노 르타이오 내무 장관은 29일(현지시간) 프랑스 북부 국경 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영국이 영국해협 보안을 프랑스에 하청주듯 맡기는 관계를 더는 지속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르타이오 장관은 "프랑스와 영국 사이의 국경은 유럽의 공동 외부 국경"이라며 프랑스가 이 국경 보안에 "모든 부담을 지는 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영국과 EU 간의 포괄적 합의만이 상황을 진정으로 바꿀 수 있다"며 영국해협을 건너는 불법 이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과 EU가 함께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르타이오 장관은 그러면서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2004년 양국이 맺은 '투케 협정'(Touquet Agreement)을 깰 수 있다고 압박했다.
양국 국경보호 조약인 투케 협정은 영국으로 출발하는 이들을 위한 여권 검사를 프랑스 땅에서 하도록 한 것으로, 영국은 이 협정을 통해 자국으로 들어오는 이민자 등을 프랑스에서 사전 통제할 수 있게 됐다.
프랑스 입장에선 영국행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북부 칼레와 주변 지역에서 이민자 캠프를 관리해야 하는 부담을 떠안게 됐다.
프랑스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로 영국과 EU 간 협력이 약화하자 이민 문제에 대한 영국의 책임 회피를 더 강하게 비판해 왔다.
르타이오 장관은 내달 9일 이베트 쿠퍼 영국 내무 장관과 만나 이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예정이다.
르타이오 장관은 이민과 국경 통제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기 위해 이날 파트리크 스테파니니 전 고위 공무원을 이민 담당 특별 대표로 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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