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리스크·업황 우려…흔들리는 반도체株

      2024.11.30 07:02   수정 : 2024.11.30 07:02기사원문
[서울=뉴시스]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8월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현장을 찾았다. (사진 = SK)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국내 반도체주 주가가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다.

트럼프2기 리스크에 업황 우려까지 더해지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반도체 업종을 담고 있는 KRX반도체지수는 미 대선 직후인 지난 6일부터 29일까지 16.12% 떨어졌다.

이 기간 동안 삼성전자는 5.90%, SK하이닉스는 17.24% 하락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1, 2위 종목이 이처럼 하락하며 코스피지수도 맥을 못췄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밀물처럼 빠져나가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 동안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를 3조5111억원, SK하이닉스를 4693억원 각각 순매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대선에서 당선된 후 관세 리스크가 치솟고, 강(强)달러가 강화되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무더기로 이탈했다. 투자자들이 트럼프 리스크에 노출된 기술주·수출주에서 내수주·방어주로 옮겨가며 주가가 하염없이 밀렸다.

금융투자업계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전까지 반도체주가 각종 외풍에 흔들리며 변동성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시작시고, 구체적 정책이 발표돼야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디램(DRAM)은 하반기 공급부족, 낸드(NAND)는 다운사이클에 진입할 것으로 관측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이익이 올해보다 크게 늘 전망인 만큼 내년에 반등의 시기를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 채민숙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 후 반도체주 주가는 기업 펀더멘털보다 외생변수를 크게 반영하며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채 연구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구체적 정책들을 발표하는 것이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와 투자 심리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 전까지는 이벤트가 발생할 때마다 국내 반도체주 주가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내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이익은 올해보다 증가할 전망"이라며 " 주가는 결국 기업 이익의 방향성을 따라가기 때문에 내년 증익 구간에서 반도체주 주가는 반등의 시점을 모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박강호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해 "먼저 찾아온 겨울을 지나는 중"이라며 "현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 수준으로 저평가돼 있지만 주요 고객사향 8단·12단 HBM3E 양산, 파운드리 대규모 적자 축소, 레거시 메모리 가격 반등에 대한 우려가 먼저 해소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박 연구원은 "4분기 환효과와 일회성 비용 축소 따라 영업이익 회복이 나타날 것"이라며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30% 증가한 46조원으로 추정되며, 상반기 HBM3E 양산, 하반기 12단 HBM3E 공급과 범용 메모리 가격 회복에 따른 이익률 증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SK하이닉스에 대해 "스마트폰·PC 수요 개선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년 상반기까지 메모리 반도체 가격하락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돼 목표가를 24만원으로 9% 낮춘다"고 밝혔다.
이어 "내년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46% 증가한 34조2000억원으로 예상된다"며 "엔비디아 AI가속기 B200·B300 공급이 본격화함에 따라 HBM 비중은 더욱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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