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는 뷰티 필터 못 써요"…해외는 SNS 부작용에 '강경 대응'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틱톡의 외모 보정 효과인 '뷰티 필터' 적용 화면 (틱톡 앱 화면 갈무리)

(서울=뉴스1) 신은빈 기자 = 해외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사용 연령에 맞지 않는 자극적인 콘텐츠와 지나친 의존이 신체·정신적 건강을 해치는 일을 우려한 조치다.

3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틱톡은 유럽연합(EU)에서 18세(현지 기준) 미만 사용자의 일부 외모 보정 효과 사용을 제한한다.

27일(현지 시각) 틱톡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틱톡의 보정 효과가 청소년 자존감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조치"라며 "보정 효과가 적용된 사실을 알아차리기 어려워 사용자들이 우려를 제기해 왔다"고 설명했다.

틱톡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이미지 콘텐츠 업로드 버튼(+)을 누르고 외모 보정 효과인 '뷰티 필터'를 적용하면 피부를 매끄럽게 하고 이목구비 크기를 조절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보정 사실을 알아차리기 힘들다 보니, 자아 형성기인 청소년들이 남들과 비교하며 자존감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다.

틱톡은 보정 효과를 사용한 콘텐츠는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미리 알리고, 효과를 적용하면 이미지가 어떻게 바뀌는지 자세하게 안내할 예정이다.

틱톡 앱 이용이 허용되는 최소 연령인 13세 미만 사용자 소유로 의심되는 계정을 찾아내 중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틱톡은 머신러닝(기계 학습) 기술을 도입하고 중재 단계로 보낼 전문가를 교육한다는 방침이다.

호주에서는 28일(현지 시각) 16세(현지 기준)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이 통과됐다.

블룸버그 통신과 NBC 뉴스 등 외신을 종합하면 상원은 법안을 넘겨받은 지 하루 만에 찬성 34표 대 반대 19표로 통과시켰다.

이번 법안은 내년 1월부터 시범 운영되며 1년 후 발효된다. 정부는 생체 인식이나 정부가 부여한 신분증(ID)을 이용한 연령 확인 시스템을 시험할 계획이다.

제한 조치는 X(옛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스냅챗, 레딧 등 플랫폼에 적용될 예정이다. 유튜브에는 아직 적용할 계획이 없다. 만약 16세 미만 청소년의 사용을 막지 못하면 해당 기업은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49억 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지금까지 SNS 규제와 가장 구별되는 점은 부모 동의를 받아도 사용할 수 없다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미성년자가 SNS를 이용하려면 부모 동의를 얻도록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호주에서는 16세 미만이라면 부모 동의와 관계없이 SNS를 쓸 수 없게 됐다.

미셸 롤랜드 호주 통신부 장관은 "청소년 이용자를 압박하거나 고립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강력한 규제에 IT 기업들은 즉각 반발에 나섰다. 메타는 호주에 법안 통과를 미룰 것을 촉구하면서 법안의 효과를 평가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해외 조치에 비하면 국내에는 명확한 규제가 없다.

전문가들은 업계 자율도 존중하지만 사용자 보호가 가장 중요하다고 진단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방송이나 영화는 연령 등급이라도 표시하지만 SNS는 이마저도 없다"며 "다크패턴(사용자에게 비슷한 콘텐츠를 반복 노출하는 시스템)으로 자극적인 콘텐츠에 계속 노출되면 청소년의 정신 건강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기업도 건강한 플랫폼 활용을 도와야 사업 지속성을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