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컵 2연패'…시즌 마지막에는 웃은 포항 박태하 감독

      2024.11.30 19:40   수정 : 2024.11.30 19:40기사원문
'코리아컵 2연패'…시즌 마지막에는 웃은 포항 박태하 감독

기념촬영하는 포항 선수들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박태하 감독이 친정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첫 시즌에 코리아컵 우승을 지휘하며 해피엔딩으로 2024년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포항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울산 HD와 연장 승부 끝에 3-1로 역전승했다.

이로써 1996, 2008, 2012, 2013, 2023년 우승팀인 포항은 대회 2연패와 함께 통산 여섯 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아울러 전북 현대, 수원 삼성과 함께 코리아컵 최다 우승 공동 1위였다가 이번 우승으로 단독 1위로 나섰다.

박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궂은 날씨에도 먼 길 마다하지 않고 달려와 뜨겁게 응원해준 팬들에게 감사 인사부터 전했다.


그러고는 "올해 급하게 시즌을 시작했는데 초반에는 선수들의 땀과 노력에 더해 운도 따랐다"면서 "이후 굉장히 좋지 않은 결과로 힘들었다. 그래도 팬 성원이 지속하고 선수의 노력이 있었기에 마지막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올 한해를 돌아봤다.

포항은 이번 경기 사흘 전인 27일 요코하마 F.마리노스(일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원정 경기를 치러 0-2로 패했다.

당시 포항은 코리아컵 결승을 대비해 로테이션을 가동했는데 박 감독은 이게 적중했다고 짚었다.

그는 "상대보다 더 뛸 체력을 비축했고, 전술, 전략적으로 앞설 수 있었다"면서 "전반에는 미드필드 싸움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후반 들어 완델손과 미드필더의 위치 변화를 줬는데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우승 세리머니하는 포항 (출처=연합뉴스)

그러고는 이날 1-1로 맞선 연장 후반 7분 짜릿한 역전 결승골을 터트리고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돼 기자회견에 동석한 김인성을 언급하면서 "중요한 시간에 결정적인 골을 넣었다. 멋지게 마무리하게 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박 감독은 포항이 중요한 순간마다 울산의 발목을 잡곤 했던 데 대해서는 "역사적인 기록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오로지 이기는 데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포항은 올여름 어려운 순간도 겪었는데 다행히 마무리를 좋게 가져갔다.

박 감독은 "전반기에 좋았던 기억이 사라지는 상황이었다. 결과적으로 마지막에 웃을 수 있고, 모든 사람에게 박수받을 상황이 돼 기분이 좋다"고 안도했다.

시즌 전에 감동이 있는 축구를 보이겠다고 했던 박 감독은 "스스로 분석해보면 60%에서 많이 발전하지 않은 것 같다. 부상자 등 어려운 상황이었다. 선수들이 안 따르고 하나가 되지 않으면 안 될 일이었다"고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김인성, 신광훈 등 고참들의 역할이 매우 좋았다. 팀의 중심 구실을 했다"고 덧붙였다.

포항이 1996년 첫 대회 우승을 차지할 때 박 감독은 포항 소속이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흑역사'라 말하면서 "당시 아시안컵 도중 국가대표팀에서 하차하고 돌아오는 상황이었다. 비행기 안에 있을 때 FA컵 결승을 해 경기에 뛰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기억이 가물가물해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말했다.

결승전 앞둔 포항 박태하 감독 (출처=연합뉴스)

코리아컵에서 아직 3년 연속 우승팀은 없었다.

박 감독은 "내년 준비를 잘해서 그런 기록을 계속 이어 나가면 좋겠다"면서 "최선을 다해서 리그도 그렇고 내년엔 올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잔칫날이었지만 기자회견 말미에 박 감독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제도 개선을 당부하기도 했다.

그는 "왜 코리아컵 엔트리는 18명이냐. 연말엔 부상자도 많이 나오고 전력 누수가 있다.
18명으로 팀을 꾸리기가 힘들다"면서 "또 K리그에 22세 이하 제도를 대한축구협회에서 먼저 얘기한 것 같은데 (협회가 주관하는) 코리아컵에도 도입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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