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 두른 50대 남성들의 ‘요리 삼매경’…인생 이모작 ‘실험’
2024.12.01 07:36
수정 : 2024.12.01 10:37기사원문
(부천=뉴스1) 정진욱 기자 = 경기 부천시 원미구 복사골문화센터 3층, 이른 아침부터 활기가 넘친다. 곳곳에서 설렘 가득한 표정의 신중년들이 강의실로 향한다.
김상경 씨(59세)는 요리 연구가로 활동했던 경력을 살려 부천시 인생이모작지원센터의 '나도 강사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현재 '행복을 요리하는 남자' 강좌 강사로 일하고 있다.
50대 남성 수강생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에 몰두하는 모습은 흔치 않은 광경이다. 여기서 진행한 김 씨의 수업에서는 열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졌다.
김 씨는 "처음에는 강사라는 자리가 부담스러웠지만, 제 경험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강의실에서는 배주현 씨(61)가 센터에서 수료한 '셀프 인테리어 필름 과정'을 통해 창업에 성공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배 씨는 "(인생이모작지원센터에서)배운 기술이 없었다면 지금의 타일 건재상은 없었을 겁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들에게 설명하고 용기를 북돋웠다.
신중년의 새로운 무대, 인생이모작지원센터
부천시는 초고령사회를 대비해 신중년, 특히 W세대를 위한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W세대는 1955~1974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로, 웰빙과 지혜, 일과 재산을 중요시하는 특징을 지닌다.
이들의 특징을 반영한 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노후 준비부터 취·창업까지 종합적인 지원을 제공한다. 올해만 해도 26개의 다양한 과정이 운영 중이다. 특히 디지털 활용 강좌는 신청 당일 마감되는 인기를 자랑한다. 챗지피티(Chat GPT)를 활용한 스마트 오피스 활용법 강의는 디지털 기술에 익숙지 않은 신중년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줬다.
이곳의 또 다른 강점은 사회공헌 활동과의 연계다. 정리수납코디네이터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수강생이 취약계층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보람을 느끼고 있다. 지난해만 해도 266가구에 466회의 서비스가 이뤄졌다.
조용익 부천시장은 "부천은 신중년 정책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신중년들이 인생 2막을 준비하며 건강하고 안정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부천시 원미구 복사골문화센터 3층에 자리한 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프로그램 성격에 맞는 다양한 교육실 4개와 동아리방, 상담실 등이 약 380㎡(약 114평) 규모로 구성돼 있다. 주로 50세부터 64세 부천시민을 대상으로 △노후준비서비스 제공 △교육프로그램 운영 △사회공헌 활동 지원 △동아리 활성화 △취업 정보 제공 등 4가지 분야의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부천시는 이들의 특징을 잘 파악하고 안정적인 인생 2막을 열 수 있도록 지난 2016년 1월,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인생이모작지원센터'를 설립했다.
부천시 인생이모작지원센터는 단순히 배움의 장소를 넘어, 신중년들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고, 서로에게 영감을 주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