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0 시대, 한-호주 무엇을 왜 협력해야 하나?

      2024.12.03 06:00   수정 : 2024.12.03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과 호주는 역사적으로 전장에 우군으로 함께 싸웠던 국가다. 우선 호주는 1만7164명을 6·25전쟁의 전장으로 보내 한국의 자유를 지켜주는데 기여한 핵심국가다. 이처럼 한반도에서 함께 싸운 호주군은 1960년대에는 베트남 전장에서 미국을 필두로 한 민주주의 진영에서 한국군과 함께 싸웠다.



전우로 함께 싸운 역사적 발자취는 양국이 현재의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발전하는데 초석이 되었다. 이처럼 한국과 호주는 역사적, 외교적으로 협력의 필요성이 높다.
한편 신냉전이라는 과도기 국제질서에 직면한 상황에서 한국과 호주는 협력을 강화해야 할 동기가 더 차고도 넘친다. 첫째, 한국과 호주는 모두 선진강국이다. 둘째, 양국은 모두 자유주의적 질서를 수호한다는 목표를 견지하는 유사입장국이다. 셋째, 한국과 호주는 모두 해양국가를 지향하고 있으며 인도-태평양지역에서 실체적 역할을 할 수 있는 강건한 해군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공통분모와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라는 강점을 고려한다면 현재 한국과 호주가 그 강점에 부합하는 수준만큼의 협력을 끌어올리지 못하는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 2.0 시대에 미국이 인도-태평양을 지정학적 중심으로 복귀시킬 정책을 강하게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인도-태평양 주요 국가인 한국과 호주는 그 역할이 더 주목받게 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에서 한국과 호주는 협력 강화를 통해 지정학적 중심으로 복귀할 인도-태평양의 안보와 안정에 더 크게 기여하도록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실체적인 정책 추진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 첫째, 양자 플랫폼 강화가 필요하다. 대표적으로 한-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의를 연 1회로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단지 정례화를 넘어서 다양한 협력 의제를 발굴하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의제 발굴을 위해서 트랙 2 플랫폼이 다양하게 가동될 필요가 있다. 특히 양자 플랫폼에서 한-호주 상호 간 협력적으로 상대방의 항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MOU 체결 등 의제를 협력해야 한다. 둘째, 소다자 플랫폼을 활용하여 양자 협력도 촉진되는 선순환을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각자가 주도하는 소다자 플랫폼 기반 훈련에 상대국을 참관국으로 초청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호주는 AUKUS(미·영·호 방위 파트너십) 국가들이 역내에서 연합훈련을 할 경우에 한국을 참관국으로 초청하고, 한국은 TSCF(한·미·일 안보협력 프레임워크) 기반 연합훈련에 호주를 초청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셋째, IP4(한·일·호·뉴질랜드 등 인·태 4개 협력 파트너국) 제도화 추진을 위해 한국과 호주가 고강도로 협력할 필요가 있다. 나토-IP4 플랫폼은 지정학적 융합 기제라는 국제정치의 현실이 정책화된 대표적 사례다. 이는 나토-IP4가 시대적 흐름에 가장 잘 부합하는 플랫폼이란 의미이고 나아가 국익 및 안보 달성을 위한 롤모델로서 시험대에 선 성격도 있다는 점도 시사한다.
이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주도적 역할을 해내는 국가가 필요한데 한국과 호주가 공조하여 이러한 기대를 현실화할 수 있도록 주도하면 좋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실제 정책화로 이어진다면 트럼프 2.0 시대에 ‘전통적 동맹공식’이 ‘거래적 동맹공식’으로 변화되는 도전 속에서도 동맹과 유사입장국 공조의 회복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과 호주가 협력을 높여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이 주목되면 미국이 동맹을 단지 거래의 대상이 아니라 미국의 중요한 자산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고 이러한 인식이 확대되면 결과적으로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와 규칙기반 질서 수호를 위한 유사입장국의 공조가 약화되는 것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정리=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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