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의 전설' 엘튼 존, 시력 잃었다..넘어지는 사고로 감염된 치명적 눈질환
2024.12.03 07:40
수정 : 2024.12.03 08:55기사원문
엘튼 존은 1일(현지시간) 밤 런던에서 열린 뮤지컬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자선 공연 행사에서 무대에 올라 "시력을 잃어서 많은 시사회에 올 수 없었다"며 "하지만 듣기에는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남편인 데이비드 퍼니시에 대해 "바위처럼 든든한 사람"이라며 감사를 표시했으며 퍼니시의 부축을 받으며 무대에서 내려왔다.
앞서 엘튼 존은 지난주 미국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와 인터뷰하면서도 "불행히도 7월 프랑스 남부에서 감염으로 오른쪽 눈 시력을 잃었고 4개월간 앞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왼쪽 눈도 노화 때문에 온전하지 못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스튜디오 녹음이 어려워 다음 음반 작업이 늦어지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엘튼 존은 “언젠가는 나아질 거라는 희망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모든 게 멈췄다”며 “언제 앨범 작업을 하고 녹음할지는 모르겠다.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는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한 동명의 영화가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으로, 뮤지컬 버전의 음악을 엘튼 존이 맡았다.
미국 배우 겸 가수 바네사 윌리엄스가 영화에서 메릴 스트리프가 맡았던 패션지 편집장 미란다 프리스틀리를 연기한다. 프리스틀리는 패션계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애나 윈투어 보그 편집장을 모델로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엘튼 존이 겪고 있는 감염질환의 병명과 원인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그가 지난해 프랑스 별장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를 당하면서 눈 감염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다수의 해외 매체에서는 결막염, 포도막염 등으로 인한 시력 손상을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포도막염은 외상으로 인해서도 생길 수 있다.
가려움증 동반한 결막염, 3~4일이 고비
시력 손실을 일으키는 대부분의 눈 질환은 보통 노화에 따른 것이지만 포도막염은 노화와 상관없이 찾아온다. 미국에선 실명을 위협하는 질환 5위에 올랐고 실제 미국 내 실명 환자의 10~15%가 포도막염에 의한 것이라는 통계도 있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거나 통증 등이 느껴지면 염증이 생겼을 확률이 높다. 우리가 주로 알고 있는 눈의 염증 질환으로는 결막염이 있는데, 워낙 흔하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이는 결막염과 증상이 비슷한 포도막염일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
눈꺼풀 안과 안구 바깥쪽을 덮고 있는 점막을 결막이라고 하는데 여기에 생긴 염증이 결막염이다.
바이러스나 세균 감염, 화학제품, 먼지 등 알레르기 반응으로 발생한다. 원인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눈 가려움, 충혈, 이물감, 눈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결막염은 첫 증상 후 3~4일을 고비로 심해지며, 이후에는 점차 가라앉는다.
결막염은 원인별 치료가 다르지만, 대부분 항생제 치료를 진행한다.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면 합병증이 없지만, 드물게 각막 혼탁, 각막 궤양으로 인해 시력이 떨어지거나 영구적으로 손상되기도 한다. 특히 노인이나 어린이, 콘택트렌즈를 사용하는 사람은 이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포도막염, 치료 잘 되지 않고 재발 잦아
포도막염은 눈을 둘러싼 포도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포도막은 혈관이 많아 염증이 잘 생기고 수정체, 망막 등 다른 주변조직으로 번지기 쉽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실명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으며 결막염과 증상이 비슷해 착각할 수 있다.
포도막염의 증상은 통증과 출혈, 눈부심이 발생할 수 있지만 결막염과는 다르게 눈곱이 끼지 않으며, 가려움증도 동반되지 않는다. 또한 포도막염의 전형적인 특징으로는 밝은 빛을 받으면 눈이 부시면서 시력이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안구의 충혈과 함께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는 시력 저하가 나타나면 안과에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치료가 잘 되지 않고 재발이 잦은 포도막염은 그 자체만으로도 시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시신경을 침범하거나 황반부종이 발생한 경우에도 시력 감소가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도 백내장이나 녹내장, 망막 전막, 유리체 출혈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매우 심하면 시력 상실까지 이어질 수 있다.
세균이나 기생충, 외상 등으로 인해서도 포도막염이 생길 수 있다. 포도막염은 진단이 어렵고 재발이 잦기 때문에 증상을 느낀 즉시 최대한 빨리 진료를 받아야 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