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약 5년만에 재점화..러시아-이란 공백 노렸나?

      2024.12.03 16:07   수정 : 2024.12.03 16:0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개전 13주년을 맞은 시리아 내전이 약 5년간의 소강상태를 끝내고 다시 격렬해지고 있다. 각각 우크라이나와 팔레스타인을 신경 쓰던 러시아와 이란은 즉각 대응을 시작했으며 튀르키예와 함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스라엘 영자지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란의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에 도착해 하칸 피단 튀르키예 외무장관과 긴급 회동을 열었다.

시리아 반군 중 일부 세력을 지원중인 튀르키예의 피단은 최근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 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상황은 시리아가 국민, 합법적 반대 세력과 화해해야 할 필요성을 보여준다"며 튀르키예가 아사드의 정부군과 반군 사이에서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아사드를 지원하는 이란의 아락치는 반군 가운데 미국과 이스라엘의 지원을 받는 쿠르드족 민병대를 지적하며 시리아의 “테러단체”가 “불신을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스타나 형식 회의’를 기반으로 튀르키예와 러시아, 이란 외무장관들이 만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3국 장관들은 오는 7~8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리는 도하 포럼에서 만날 것으로 추정된다.

아스타나 형식 회의는 지난 2017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탄생한 국제 협의체로 시리아 내전 종식을 논의하는 모임이다. 회의는 러시아, 이란, 튀르키예를 포함한 3대 회의 보증 국가와 시리아, 유엔 등 총 11개 대표단이 참여했다. 아스타나 형식 회의는 지난달 12일에 22차 회의를 열었으나 아직 중대한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2011년부터 아사드 정권을 향해 내전을 시작한 시리아 민주화 세력은 현재 여러 개의 분파로 재편되었다. 시리아 북동쪽은 과거 미국의 지원을 받아 이슬람국가(IS) 토벌에 참여했던 쿠르드족 민병대인 시리아민주군(SDF)이 장악하고 있다. 세계 최대 소수민족인 쿠르드족은 시리아와 튀르키예, 이라크 국경지역에서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있으며, 튀르키예는 이들을 테러단체로 간주하고 견제중이다. 튀르키예와 접한 북쪽 국경에는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으며 SDF와 대립하는 무장 조직도 있다.

시리아 북서쪽에는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가 위세를 떨치고 있다. HTS는 이슬람 극단조직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이었으나 2016년에 알카에다와 결별을 선언하고 실용주의를 내세웠다. 다만 미국은 아직 HTS를 테러 단체로 보고 있다.

중동에서 드물게 이슬람 시아파 계열인 아사드 정부는 내전 초기 반군에게 밀렸지만 러시아 및 시아파 '맹주' 이란의 지원으로 균형을 유지했다. 정부군과 반군은 지난 2020년 러시아의 중재로 휴전에 들어갔다.

HTS는 러시아와 이란이 다른 곳에서 전쟁에 휘말린 틈을 타 지난달 27일 정부군을 공격했다. 이들은 시리아 제 2의 도시인 알레포를 장악하고 알레포 남부 이들리브와 중부 하마 지역까지 진입했다. 튀르키예 계열 무장 조직은 지난 1일 HTS의 약진을 틈타 아사드 정부군의 깃발을 들고 쿠르드족 반군을 공격했다.

시리아에 주둔 중인 러시아군과 정부군은 1일부터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2일 서방 외신들에 따르면 이들리브의 의료시설이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아 최소 18명이 숨지고 35명이 다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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