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vs 최윤범 결판 초읽기

[파이낸셜뉴스] MBK파트너스-영풍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간 결판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2025년 1월 23일이 임시 주주총회인 만큼 두 달도 채 안남은 셈이다. 양측의 지분격차는 5.94%p로 MBK파트너스-영풍이 우세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통해 임시 주주총회를 내년 1월 23일에 열기로 했다. 최윤범 회장측이 임시 주총 의장직을 선점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영풍 측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임시 주총 소집 허가 신청을 제기하면서, 임시 주총 의장으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을 선임한다고 밝힌 상태에서 고려아연이 임시주총 개최를 수용하면 최 회장 측이 주총 의장을 정할 수 있어서다.

MBK파트너스-영풍측의 고려아연 지분율은 39.83%다. 최 회장측은 장내매수를 통해 특별관계자까지 포함해 17.18%까지 늘렸다. 최 회장의 작은아버지 최창규 회장이 경영하는 영풍정밀이 1만5800여주(0.08%), 최윤범 회장의 모친 유중근 경원문화재단 이사장이 3000여주(0.01%), 최씨 일가 회사로 분류되는 유미개발이 7200여주(0.03%) 등을 확보했다. 다만 최 회장측의 우호세력으로 분류된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0.8%), 한국투자증권(0.87%) 등의 매각으로 최 회장 일가 및 우군을 포함하면 33.89% 수준이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은 고려아연 임시 주총에서 14명의 신규 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도 도입 안건을 상정할 계획이다. 14명의 신규 이사를 선임해 고려아연 이사회 과반을 차지하고 집행임원제도를 통해 최윤범 회장을 경영에서 배제를 추진한다. 현재 고려아연 이사회 이사는 13명으로 이 중 12명이 최 회장 측 인사다.

고려아연 정관에는 이사회 이사 수를 제한하는 규정이 없지만, 현재 이사회 이사 수를 넘어서는 이사를 한 번에 선임하는 것은 주주 반발이 있을 수도 있다. 이사회 이사 선임은 주총 보통 결의 사항이다. 통상 이 결의는 발행 주식 총수의 4분의 1 이상, 출석 주주의 과반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결국 최 회장 측이 영풍 측을 상대로 한 고려아연 임시 주총 표 대결에서는 지분율 7.48%(9월 말 기준)의 국민연금 지지가 필요하다. 국민연금은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식 상당수를 매각해 현재 고려아연 지분 4~5% 정도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수익성, 공공성, 지속 가능성 등을 기금 운용 원칙으로 내세운다. 단순 수익성뿐 아니라 공익적인 측면도 고려해 기금을 운용한다는 얘기다.

특히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향후 공공성과 지속 가능성을 중요 잣대로 삼아 경영권 분쟁 주체 중 어느 한 쪽 지지 입장을 밝힐 수 있다.

MBK파트너스는 오는 4일 여의도에서 '고려아연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회복'이라는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연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이 참석,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설명에 나설 방침이다.

[e-mail]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