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넘어 산' 롯데, 3년간 갚아야할 차입금 21조
2024.12.03 18:52
수정 : 2024.12.03 18:52기사원문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기한이익상실(EOD) 등으로 유동성 리스크 우려가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에서 적잖은 부담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용평가 업계에선 오는 19일 EOD 조건을 재논의하기 위한 롯데케미칼 사채권자 집회가 중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조건을 유예하거나 완화할 경우 일단 숨통이 트이겠지만, 반대의 경우 연쇄 신용등급 강등 등으로 그룹 전반에 리스크가 전이될 수 있어서다. EOD는 특정 상황에서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빌려준 대출금을 만기일 전에 회수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3일 코스콤 CHECK에 따르면 앞으로 3년 내 만기가 돌아오는 롯데그룹의 회사채 잔액은 2025년 7조730억원, 2026년 6조7060억원, 2027년 3조9480억원 등 17조7000억원에 이른다. 또 이달 2일 기준으로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주요 계열사 14곳의 단기금융상품(전단채·CP)은 3조7900억원이다. 이를 합치면 3년 내 상환해야 할 시장성 차입금은 21조4900억원에 달한다. 롯데케미칼 위기가 그룹 계열사들의 도미노 신용등급 하락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차단하기 위해 주력 계열사들이 시장안정 및 자산매각에 나선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사채권자 협의가 잘 진행되더라도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전망 '부정적(Negative)'은 변하지 않는다"면서 "내년 실적을 보고 등급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 하방 압력은 계열통합신용도와 롯데지주 신용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회사채 시장에서 '원활한 차환'은 롯데그룹에 '생명줄'이다. 총자산 139조원 규모의 롯데그룹이지만 롯데케미칼발 EOD 리스크 등으로 가용현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증권, 금융사 등에 손을 벌려야 한다. 앞서 롯데건설은 채무 해결을 위해 은행, 증권사와 함께 매입펀드 등을 설정한 바 있다.
대형 증권사 투자은행(IB) 헤드는 "단기간 롯데케미칼 본업에서 반전을 기대하기 쉽지 않은 만큼 롯데그룹이 핵심자산을 시장이 살 수 있는 가격으로 매각하겠다는 '시그널'을 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강구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