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영권 둔 신경전 또 다시 격화, 법적 공방전 치열

      2024.12.04 14:41   수정 : 2024.12.04 14:4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오는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한미약품그룹 오너가(家)의 신경전이 다시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지난달 28일 열린 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대립하고 있는 형제측과 모녀측이 어느쪽도 확실한 승기를 잡지 못했다. 사실상 무승부인 상황에서 다가올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는 또 다시 표대결이 펼쳐질 예정으로, 주총 전까지 양측의 법적인 공방전 역시 치열하게 이어질 전망이다.



4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4인연합(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부회장, 킬링턴유한회사)'는 수원지방법원에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 1인 의사에 따른 의결권 행사금지를 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번 가처분 신청 제기에 대해 4인 연합 측은 "오는 19일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약 41.42% 주식의 의결권이 회사와 대다수 주주 이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사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는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 요청으로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를 해임하고, 임종훈 대표 측근 인사 2명을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된다.

현재 임종훈 대표는 한미사이언스의 이사회가 5대5로 동률이기 때문에 의장인 본인이 의결권을 위임받아 행사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4인연합은 의사 결정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의 결의를 통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4인연합이 임 대표에 대한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것이다.

4인연합은 형제측이 상정한 안건 자체가 한미약품의 경영 고유성과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심각하게 저해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해 한미사이언스에도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입장이다. 특히 한미약품 성장의 유공자이자 30년 동안 정통 '한미맨'인 박 대표에 대한 공박이 도를 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들은 임종훈 대표가 이사회 결의 없이 독단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사적 이익을 위한 권한 남용으로 가처분 신청을 통해 이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4인연합은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가 가급적 빨리 나오기를 희망하고 있다.

가처분 신청의 인용 여부는 오는 19일 임시 주총 전에는 나올 가능성이 높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2주 정도면 결과가 나오고 추가적인 절차가 생겨 지체되더라도 임시 주총 전에는 결과가 나올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미사이언스측은 "4자연합이 지난달 한미사이언스 임시 주총에서 이사회 정원을 늘려 경영권을 장악하려는데 실패하자 한미약품을 통해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데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며 "임 대표의 주주권 행사는 법적·절차적으로 합당하고 박 대표와 신 회장을 해임해 경영을 정상화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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