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만에 970선 되돌림...밸류업 '발등 찍은' 비상계엄

      2024.12.04 16:53   수정 : 2024.12.04 16: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틀 연속 오르던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전날 비상계엄 선포 이후 약세로 돌아섰다. 하루 만에 10p가까이 빠져 970선으로 회귀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8.68p(0.88%) 내린 976.57에 장을 마쳤다.

한때 1%대 하락률을 보이다가 장중 불확실성이 완화되며 소폭 올랐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고질적인 한국 증시 저평가(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한 국정 과제 일환으로 지난 9월 30일 처음 출범시킨 지수다.
지수 구성 전까지 '밸류업 공시'를 한 상장사 중 대표 100개 종목을 추려 구성했다.

지난 25일 이후 4거래일 연속 낮아지기만 하던 이 지수는 최근 들어 상승 전환했다. 지난 2일 0.47% 소폭 반등을 시도하고 이어 3일 코스피(1.86%)·코스닥(2.21%) 동반 성장과 함께 2.76% 올라 본격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기대감이 높아진지 얼마 되지 않아 이날 즉각 후퇴한 것이다.

이에 증권가에서는 정부 주도로 추진하던 밸류업 정책이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언으로 위기를 맞았다고 평가한다. 그간 지지부진한 국내 증시 속에서도 밸류업 종목들은 꾸준한 우상향 추이를 보였는데 이번 사태로 밸류업 종목에서 외국인 이탈이 두드러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정부는 최근 밸류업 성과가 미미하자 이달 20일 밸류업 지수 리밸런싱을 예고하고 연말까지 5000억원 규모로 밸류업 펀드를 추가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펀드 2000억원에 대한 자금 집행은 지난 11월 21일부터 이미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날 외국인은 국내 시장에서도 금융업종에서 가장 크게 빠져나갔다. 밸류업 대표주이던 KB금융은 간밤의 '계엄 소동' 이후 이날 5.73% 크게 하락해 9만5400원으로 장을 마쳤다. 밸류업 추가 펀드 운용 전이던 지난 11월 20일(9만5600원)보다 낮아졌다.

이미 밸류업지수에 편입된 하나금융지주(-6.67%), JB금융지주(-4.16%)뿐 아니라 연말 리밸런싱에 따른 기대감이 높았던 신한지주(-6.56%), 우리금융지주(-2.79%) 등까지 금융주가 줄줄이 약세를 띠었다. 밸류업 정책을 지지하는 또 다른 축인 통신주도 △KT -1.64% △SK텔레콤 -2.00% △LG유플러스 -0.87% 등 일제히 하락했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은 "이번 사태로 현 정권의 리더십과 정권 유지 여부에 대해 빨간불이 켜진 상황으로 정책 추진 주체이자 동력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며 "연속성 있게 장기간의 노력을 들여야 안착이 가능한 정책 과제가 또 다른 국면을 맞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기업들은 연말 밸류업 리밸런싱을 앞두고 밸류업 정책 참여도를 높이고 있다.
전날 기아가 합류하며 지난 11월 이후 약 1개월 동안에만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30곳이 가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했다.

seung@fnnews.com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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