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은 일하고 싶다

      2024.12.04 19:27   수정 : 2024.12.04 19:49기사원문
내수경기가 안 좋긴 안 좋은가 보다. 연말 송년회 자리로 북적여야 할 식당에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다. 기업들이 몰려 있는 서울 여의도와 강남, 명동, 종로 지역 식당에는 오후 9시를 넘으면 사람이 없다.

연말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운 시기임은 틀림없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식문화가 변했다지만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들 입장에서는 '노답'인 상황이다.
그 때문에 정부는 지원금을 통한 다양한 지원정책을 내놓으며 이들의 생존을 돕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중 소상공인 정책을 담당하는 중소벤처기업부는 수천억원에 달하는 금융지원책을 준비 중이다. 다만 현장에 있는 소상공인들은 더 근본적인 해결책을 요구하고 있다. 이자 지원, 전기료 지원 등도 좋지만 단기적 관점이 아닌 내수 활성화를 통해 스스로 장사를 하고 일하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다.

정부는 현재 이자상환 연장 등 금융지원을 중심으로 정책을 운영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코로나19 때 지원한 재난지원금과 긴급지원금 등이다. 이런 지원금은 위기상황에서 한시적으로 소상공인의 생존을 돕는 데 기여했지만, 소비위축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선 한계가 있다.

또한 소상공인들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저금리 대출이나 금융보증을 제공 중이다. 이는 단기적인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매출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대출상환 부담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산소호흡기로 생명만 연장케 하는 것일 뿐 이자만 갚다가 평생을 보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 같은 정책들은 단기적으로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내수부진이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소상공인의 자립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정적으로 장사를 이어갈 수 있는 환경이다. 이들은 단순히 정부 지원금에 의존하며 생계를 유지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소비자가 가게를 찾아주고, 그 수익으로 가족을 부양하며, 자신들의 노력으로 자립하는 삶이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바로 내수 활성화다. 그런 의미에서 소비진작을 통한 매출 증대방안 마련이 근본적 해결책인 셈이다.

내수시장이 활성화되면 소비가 증가하고, 이는 곧바로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특히 외식, 쇼핑, 서비스와 같은 일상적 소비가 늘어나면 소상공인들은 안정적으로 장사를 이어갈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내수 활성화는 단순히 소상공인의 생존을 넘어 지역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소비가 증가하면 고용창출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지역주민의 소비여력을 높이는 선순환 효과를 낳는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원금에 의존하는 삶은 소상공인들에게 좌절감을 줄 수 있는 반면 내수 활성화를 통해 자신의 노력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자부심이 생기고, 더 나은 서비스와 품질 개선을 위해 노력할 동기가 부여된다.

그런 의미에서 소비쿠폰 및 지역화폐 확대, 임대료 부담이 큰 자영업자를 위한 임대료 지원정책 등이 필요하다.
중기부에서 하는 지역 축제, 골목상권 활성화 등의 동행축제가 소상공인 자영업자의 자립심을 키워줄 수 있는 중요한 정책으로 평가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종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강모 사장은 "정부의 금융지원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국민혈세를 축내는 사회적 약자로 인식되는 것에 거부감이 있다"며 "대부분의 자영업자는 열심히 일하면서 당당하게 세금도 내고 싶어 하는 만큼 연명식 지원책보다는 육성과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진 근본적인 대책이 나오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가 대출 원리금 상환에 수익을 갖다 바치는 현실에 '마치 은행의 종노릇을 하는 것 같다'는 좌절감이 사라질 날을 기대해본다.

kjw@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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